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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절반은 억대 연봉…보너스만 평균 2000만원


입력 2022.03.08 06:00 수정 2022.03.07 11:1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역대급 실적에 두둑해진 지갑

코로나19 반사이익 수혜 논란

국내 4대 은행 본점 전경.ⓒ데일리안

국내 주요 시중은행 직원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힘입어 한 사람 당 2000만원이 넘는 보너스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에도 이미 10명 중 4명은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이제 은행원의 절반가량은 역대 연봉을 손에 쥐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국민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객의 돈을 굴려 얻은 이익으로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인 은행권을 향한 시선은 점점 싸늘해져만 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지난해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보수는 3986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임직원 수인 1만7018명을 고려하면 1인당 성과보수는 2342만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행원의 평균 보너스도 2000만원대를 나타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총 2882억원을 임직원 성과보수로 지출했다. 연말 임직원 수 1만4276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1인당 성과보수 금액은 2019만원이다.


두둑한 성과급에 힘입어 전반적인 연봉도 확대됐다. 국민은행 임직원이 지난해 받은 평균 급여는 1억1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600만원 늘었다. 우리은행 임직원의 평균 연봉도 9800만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00만원 증가했다.


나머지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아직 지난해 급여 통계가 마감되지 않았지만, 이들의 연봉 역시 1억원 안팎까지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임직원의 2020년 평균 연봉은 각각 9600만원과 970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억대 연봉을 받은 은행원의 비율은 약 50%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금융연구원에 의뢰해 제출받은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20년 은행권에 종사하는 금융인 12만2004명 중 연간 급여가 1억원 이상인 사람의 비중은 42.9%에 달했다.


견제 나선 금융당국 '촉각'
4대 금융그룹 순이익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은행권의 연봉 확대 배경에는 쾌속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실적 개선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4대 시중은행을 계열사로 거느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순이익은 총 14조5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5% 급증했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은행 이익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이 작용했다는 점이다. 기업이 실적 개선의 과실을 식구들과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는 목소리의 이면에 은행권의 대규모 성과급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영끌과 빚투 등 투자 수요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 등이 겹쳐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다, 최근에는 금리까지 오르면서 은행권의 이자 수익은 눈에 띄게 확대됐다. 실제로 4대 금융그룹이 지난해 거둔 이자이익은 32조2643억원으로 1년 새 14.9%나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성과급 잔치에 대해 직접적인 평가는 자제하면서도, 위기 대비 재원을 쌓으라며 우회적인 압박에 나섰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금융권의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지금 상황에서는 앞으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언급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은행이 예대 마진을 통해 과도한 수익을 쌓고 있다는 비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예대금리차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금리 산정과운용체계의 문제점을 바로잡아 격차를 부분적으로 좁히는 정도"라면서도 "이를 주 단위로 점검하면서 성과가 나타나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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