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서 마지막 집중유세 후 홍대서 선거운동 마무리
尹에 '피날레 메시지' 눈길…"윤 후보님, 고생 많으셨다"
서울·인천 ·경기 등 9곳 누비는 강행군…부동층 잡기 사활
"마지막 단 한 사람까지 참여해 어게인(Again) 2002, 승리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주시겠습니까."
제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저녁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은 파란 물결과 "이재명"을 연호하는 함성 소리로 가득찼다. 현장엔 주최 측 추산 6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 분위기를 달궜다. 지지자들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풍선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풍선, 별모양의 파란색 응원봉, 플래시가 켜진 휴대폰 등을 흔들며 이 후보에게 지지를 보냈다.
이 후보는 이날 '촛불 민심'의 상징인 청계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집중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20년 전 대선을 언급하며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선물한 넥타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선물한 운동화를 착용했다.
"김구·김대중·노무현·문재인 꿈 이룰 것"
그는 "여러분께서 주권자의 유용한 도구로 저 이재명을 선택해주시면 김구 선생이 못 다 이룬 자주독립의 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못 다 이룬 평화통일의 꿈,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 다 이룬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문재인 대통령이 꿈꾸고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저 이재명에게 기회를 달라. 코로나19 위기를 넘는 위기극복 대통령, 국민을 편가르지 않는 국민통합 대통령, G5(주요 5개국) 선진 경제 강국을 만드는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며 "3월 10일 우리가 1700만 촛불로 꿈꿨던 나라, 국민 주권이 온전히 실현되는 나라, 국민이 화합하는 새 나라에서 만나자. 그리고 그날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여러분께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李, 盧 애창곡 '상록수' 부르다 눈물 흘리기도
전날 한 유튜버로부터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당해 봉합수술을 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붕대를 감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송 대표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대출 비리 의혹을 당시 대검 중수 2과장이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통해 해결했다고 말한 음성파일이 뉴스타파 보도로 공개된 점을 거론하며 "조선일보 등 일부 세력이 만든 가짜뉴스에 화살을 맞고 고슴도치처럼 피를 흘리며 여기까지 온 이재명 후보에게 손을 내밀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청계광장 유세는 노 전 대통령의 애창곡 '상록수'를 지지자들과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후보는 노래 마지막 가사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를 따라 부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후보의 연설 전에는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연설 영상이 상영됐다.
"우리 윤 후보님, 고생 많으셨다…어떤 결과 나오더라도 서로 흔쾌히 인정하자"
이 후보는 유세를 마친 뒤에는 서울 홍대 걷고싶은거리 광장으로 이동해 선거운동 종료 시점인 자정까지 청년들을 만났다.
이 후보는 이날 자정을 두 시간 가량 앞두고 광장 중간에 마련된 작은 연단에 올라 현장에 있던 청년들과 일문일답 형식으로 통일 문제, 보육 정책, 청년 일자리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피날레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다. 우리 윤 후보님, 고생 많으셨다"고 했다. 그러자 지지자들은 "멋있다", "역시 다르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선거 때는 경쟁을 해도 다 우리 대한민국의 똑같은 국민이고, 선거가 끝나면 다 함께 손잡고 이 대한민국이라는 공간 안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 같은 국민 아니겠나"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서로 흔쾌히 인정하고, 그때부터 새로 당선되는 이 나라의 리더와 함께 서로의 차이를 넘어서서 같은 것들을 더 많이 들여다보고 우리가 똑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란 생각을 갖고 합심하고 통합해서 미래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만나 홍대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는 등 법정 선거운동 시간인 이날 자정까지 소통을 이어갔다.
"두 표, 세표 차이로 결단날 수 있어…투표해 달라" 절절한 호소
이 후보는 이날 청계광장과 홍대 유세를 포함해 서울 여의도, 경기 고양·파주, 인천 청라·계양, 경기 광명, 서울 구로 등 수도권 9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이자, 전체 유권자 절반 이상(50.5%) 몰려 있는 수도권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부동층을 최대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본격적인 유세 전엔 여의도 당사에서 '위기극복·국민통합을 위한 대국민 특별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날 유세 첫 시작점인 여의도에선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정조준하며 "이런 거 정말 하면 안 된다. 20~30명밖에 없는 금융감독원의 감시 인력을 500명 정도로 늘려서 (주가조작 같은 걸) 아예 꿈도 못 꾸게 할 생각"이라고 했다. 또 주 4.5일제, 포괄임금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인천 청라 유세에선 대북 선제타격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등을 주장한 윤 후보를 겨냥해 "우격다짐만 하면 어떻게 되겠나"라며 "옆에 좀 사나운, 그러나 힘이 약한 친구가 있으면 우리가 언제나 제압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고 발은 꼭 밟고 있으면서 손은 자유롭게 교류하고 표정은 부드럽게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난폭하게 관계를 악화하는 것은 결코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며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경제 토대가 되는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마지막 '한 표'도 절절하게 호소했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마지막 한 순간, 단 한명까지 투표 참여해 달라"며 "어쩌면 두 표, 세표차로 결단날 수 있는 안개 상황을 말끔하게 여러분이 걷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