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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노 워’ 외치고 ‘평화의 빛’ 밝힌다…문화예술계도 우크라이나 연대


입력 2022.03.13 15:01 수정 2022.03.13 12:0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손열음·이영애·한지민 등 문화예술인 기부 잇따라

DIMF 러시아 작품 보이콧·세종문화회관 '평화의 빛' 캠페인 동참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문화예술계에서도 전쟁을 비판하며 ‘러시아 보이콧’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손열음 SNS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지난 4일 인천 청라복합문화센터 블루노바홀에서 열린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1부에 파란색 드레스를, 2부에 노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는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한다. 손열음은 연주 의상으로 최근 러시아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그는 SNS를 통해서도 “니콜라이 카푸스틴의 고향이기도 한 우크라이나 땅에 한시라도 더 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글을 올렸다. 또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기부금을 보낸 내역을 캡처한 사진과 후원 정보를 덧붙이기도 했다.


배우는 물론 아이돌 등 대중문화 아티스트들의 기부와 SNS 글도 이어진다. 배우 한지민은 지난 8일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1억 원을 기부했고, 배우 이영애도 지난 1일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에 “우크라이나 국민 모든 분들의 안녕과 무사를 기도드린다”는 편지와 함께 1억 원을 기부했다. 배우 임시완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숙소를 예약한 후 방문하지 않는 방식으로 기부하는 이른바 ‘착한 노쇼’ 기부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혜리, 장성규, 양동근, 나르샤 등 스타들이 기부로 뜻을 모으고 있다.


개인의 연대가 주를 이룬 것에 이어 최근에는 문화예술 단체들의 연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러시아 보이콧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DIMF는 올해 6월 24일부터 7월 11일까지 진행되는 제16회 ‘DIMF’ 축제에서 애초 러시아 작품을 폐막작으로 추진해 왔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사태를 발생시킨 러시아 공연에 대해 초청을 전격 취소하고 세계 평화 촉구에 힘을 싣기로 했다고 전했다. DIMF는 2009년 제3회 축제부터 러시아와 교류를 이어오며 지난 15년 동안 러시아 뮤지컬 9편을 국내에 소개하는 등 협력을 이어왔다. 특히 제16회인 올 축제에선 2년 만에 글로벌 작품 초청을 재개함에 따라 지난 2020년부터 논의되어오던 러시아 창작 뮤지컬 초청을 위한 막바지 계약 조건을 협의 중이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세계 평화를 위한 전 세계적인 목소리에 동참하기 위해 오랜 기간 논의해오던 러시아 작품 초청을 철회하기로 한 것이다.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이번 축제에 소개할 예정이었던 러시아 작품은 DIMF가 지난 2년간 공들여 준비한 작품으로 작품성, 음악성, 대중성 어느 하나 부족한 것 없어 DIMF를 통해 국내에 꼭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었다”면서 “조건 협의가 마무리되고 있던 상황에서 이런 일이 초래되어 집행위원장으로서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러나 전 세계가 평화를 촉구하는 마음으로 하나 되고 있는 지금은 더 큰 명분과 대의에 뜻을 모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DIMF 이장우 이사장 역시 “명분 없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러시아의 공연팀을 DIMF에 참여시키는 것은 축제 본질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떠한 의미도 부여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사진의 의견을 모았고 만장일치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면서 “DIMF 임직원은 러시아가 하루속히 전쟁을 멈추기를 촉구하고 우크라이나가 정상회복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은 전쟁으로 고통 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고 세계 평화 유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평화의 빛’을 밝혔다. 매일 오후 6시 30분부터 11시까지 세종문화회관 건물 외벽은 우크라이나 국기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으로 물든다. ‘평화의 빛’ 캠페인은 전 세계 도시들의 지역 랜드마크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조명을 비추며 반전 의지를 알리고 우크라이나 국민을 응원하는 운동이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전쟁으로 고통 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위로를 전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확산하는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긴급 지원금 7000여만원을 국제저작권단체연맹(CISAC)을 통해 전달하면서 현지 음악인 등 문화예술인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의 아픔을 위로하고자 했다. 추가열 회장은 “음악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크라이나 음악인들이 총칼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고 있다는 소식에 매우 가슴이 아팠다”며 “하루속히 전쟁이 멈추고 평화와 사랑의 노래가 울려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와 인디애니페스트 집행위원회는 7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사는 애니메이션 친구들, 이 전쟁을 반대하는 모든 사람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더불어 배미리 감독의 ‘손’(HAND), 이문주 감독의 ‘우크라이나를 위하여’(For Ukraine) 등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하고 전쟁을 반대하는 의미를 담은 짧은 애니메이션을 함께 공개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문화예술계에 우크라이나 연대는 더 견고해지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해온 러시아 음악가들의 공연이 잇따라 취소됐고, 러시아 예술가들이 베네치아비엔날레 참가 포기를 선언하는 등 우크라이나와 연대하겠다는 움직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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