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회대학교에 국내 대학 최초로 '모두의 화장실'이 설치됐다.
지난 16일 성공회대와 제37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모두의 화장실을 새천년관에 설치해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2017년 도입이 추진되다 교내 반발로 무산된 이후 약 5년 만이다.
모두의 화장실은 성별·나이·성 정체성·성적지향·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다.
장애인이나 노약자가 성별이 다른 보호자의 도움으로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거나, 성 정체성 때문에 기존 화장실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 등 화장실 이용에 불편을 겪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모두의 화장실이 만들어진 새천년관 지하 1층은 대학 식당이 위치해 많은 이가 이용하는 공간이다. 이곳 화장실에는 출입 음성지원 시스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 휠체어 장애인이 보기 편한 각도거울, 유아용 변기커버 및 기저귀 교환대, 소형 세면대, 접이식 의자, 외부 비상통화장치 등이 설치돼 있다.
모두의 화장실 설치는 36대 총학 비대위의 문제제기 이후 지난해 5월 성공회대 학생 자치기구인 중앙운영위원회에서 안건 가결, 예산안 심의통과로 추진됐다.
지난해 10월 학교 본부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학교 측은 모두의 화장실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일부 구성원의 반대를 우려하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총학 비대위의 계속된 홍보활동 등 노력 끝에 결국 같은해 11월 학교 본부 차원에서 설계도를 구성하고 공사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부정적 여론에 대해서는 학내 문화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당시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이훈 인권위원장은 "학교 안에서도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모두의 화장실이 학내에 필요한 시설인 것은 분명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학교도 학생기구도 모두의 화장실을 성공회대의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