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 보면 이 분들 사업 위해 어떤 일 했다고 하는 게 하나도 없어"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뇌물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첫 재판에 출석해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17일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 전 의원 등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곽 전 의원은 법정에 나왔다.
이날 발언 기회를 얻은 곽 전 의원은 "이 재판에 오면서 제 인생이 사실 송두리째 부정당한다고 생각하고 왔다. 저도 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영장 범죄사실에 보면 제가 이분들 사업을 위해 어떤 일을 했다고 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때문에 구치소는 변호인 접견도 잘 안되고 모든 정보가 차단돼 있다. 충분히 방어권을 보장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병채씨를 통해 성과금 형식으로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주고 그 액수만큼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곽 전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법조 출입기자단에 서신을 보내 "대장동으로부터 어떤 돈이라도 받을 이유가 없고 실제로 받지 않았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검찰은 아무 관련성을 찾지 못한 채 억지춘향 격으로 구속하고 기소했다"며 "정권교체도 된 이상 홀가분하게 법정에서 무죄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