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콘서트 전세계 75개국 영화관 3711곳서 생중계
일회성 이벤트 성격 넘어서는 것이 과제
“단 하룻밤 이벤트로는 보기 드물게 BTS 콘서트 생중계가 블록버스터급 성과를 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13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BTS)의 콘서트가 3260만 달러(약 403억원)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당시 방탄소년단의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2회차 공연은 전 세계 75개국 영화관 3711곳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만 684만달러(약 84억7000만원)를 벌어들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더 배트맨’(6600만달러) ‘언차티드’(920만달러)에 이어 주말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개봉 영화 흥행 수익과 비교해도 놀라운 기록이다.
방탄소년단은 벌써 자신들의 기록만 두 번을 깼다. 이전까지 콘서트·오페라·스포츠 경기 등 영화 이외의 콘텐츠를 실황으로, 혹은 7일 이내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이벤트 시네마’ 분야 기준으로 ‘이벤트 시네마’ 1위 역시 방탄소년단이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지난 2019년 8월 선보인 콘서트 다큐멘터리 ‘브링 더 소울: 더 무비’로 전 세계 112국 5000여 극장서 2430만달러(약 301억원)의 티켓 수입을 올렸다. 또 지난 2018년 11월 ‘번 더 스테이지: 더 무비’로 1850만달러(약 2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영국 그룹 ‘원디렉션’이 2014년에 세운 박스오피스 기록(1400만달러)을 넘어선 바 있다.
업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은 물론 아이돌 콘서트 실황 중계가 코로나19 이후 개봉 취소와 연기가 거듭되고, 띄어 앉기, 운영시간 제한 등의 조치를 겪으면서 관객 기근, 개봉작 기근 현상에 시달려 온 극장가에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봉이 잠정 연기된 작품만 해도 70여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콘서트가 이전과 같이 활발히 열리지 못하면서 팬들의 갈증이 커졌고, 이번 방탄소년단의 ‘라이브 뷰잉’ 역시 이런 갈증을 증명하는 사례”라면서 “방탄소년단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이돌 가수들의 콘서트 실황 중계가 극장의 풍부한 음향 효과, 현장감 등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에 앞서 엑소 카이, 샤이니 키, NCT127, 마마무, 몬스타엑스 등 많은 등 많은 아이돌 그룹이 극장에서 콘서트를 생중계 하거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화를 상영하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아이돌 콘서트 중계가 일회성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의미 있는 성적을 낸 건 아이돌을 통틀어서 방탄소년단 정도에 그친다. 특정 시기, 특정 아티스트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회성 이벤트론 충분히 매력적인 시도지만, 극장가의 새로운 수익 사업으로의 역할을 해줄지는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