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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자극 빼면 남는 건?…카카오TV의 ‘위험한’ 서바이벌


입력 2022.03.24 06:30 수정 2022.03.23 17:2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파이트클럽’ 이어 ‘생존남녀’까지

극한 서바이벌 이어가는 카카오TV

격투 서바이벌 ‘파이트클럽’으로 과도한 폭력성에 대한 우려를 유발했던 카카오TV가 이번에는 남, 녀로 팀을 나눠 생존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생존남녀: 갈라진 세상’(이하 ‘생존남녀’)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가짜사나이’ 등을 제작한 제작한 3Y코퍼레이션과 함께 유튜브 상에서 인기를 끈 콘텐츠들을 확장해 선보이고 있는 카카오TV는 그 자극성까지 그대로 옮겨오며 ‘아슬아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카오TV

현재 공개 중인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생존남녀’는 남자 5명, 여자 5명으로 팀을 나눠, 동일하게 주어진 극한의 상황 속에서 펼쳐내는 생존 전략을 지켜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난 18일 카카오TV와 공준혁 유튜브를 통해 1~4회까지가 한 번에 공개됐다.


래퍼 윤비와 나다, 방송인 맹승지, 콘텐츠 크리에이터 오킹, 패션매거진 디렉터 윤담백, 게임 방송인 룩삼, 크로스핏 코치 에리카, 콘텐츠 크리에이터 큐영, 나윤, 미래 등 각양각색의 경험과 배경을 가진 이들이 상금 1억 원을 목표로 서바이벌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자회사이자 앞서 유튜브 콘텐츠 ‘머니게임’, ‘가짜사나이’를 제작한 3Y코퍼레이션이 ‘파이트클럽’에 이어 또 한 번 제작에 참여했다. 배철순 CP와 ‘빨대퀸’ 등을 연출한 이건영 PD가 공통 연출을 맡았고, 여기에 ‘머니게임’ 출연한 바 있는 유튜버 공혁준이 기획에 참여했다.


‘생존남녀’는 공개되기 전부터 우려의 시선이 이어졌다. 우선 카카오TV가 직전 3Y코퍼레이션과 함께 선보였던 ‘파이트클럽’이 폭력성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했었다. 14명의 파이터가 168시간 동안 외부와 단절된 극한의 상황 속에서 각자의 파이트머니를 걸고 싸우는 이 프로그램은 프로그램의 설정부터 ‘위험하다’는 우려를 샀었다. 물론, 킥복싱 선수, 특수 부대 출신 등 전문 선수나 전문 기술을 보유한 출연자들이 격투를 펼쳤지만 이 과정에서 욕설과 흡연 장면 등이 고스란히 담기며 지나치게 폭력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던 것이다.


앞서 유튜브에서 공개됐던 ‘머니게임’과의 유사한 설정, 전개도 우려의 요인이 되고 있다. ‘머니게임’은 상금을 걸고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출연자들의 사투를 다룬 서바이벌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는데, 당시 다소 자극적인 모습들이 연출됐던 것. 평범하지 않은 상황에 놓인 출연자들이 서로 갈등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적나라하게 노출되면서 논란을 빚었고, 이후 출연자들이 심한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었다.


‘생존남녀’는 ‘머니게임’보다 스케일을 키워 넓은 야외에서 서바이벌을 진행 중이다. 다른 점은 남, 녀로 팀을 나눠 더욱 깊은 몰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이 역시도 결국 자극으로 수렴 중이다. 방송 초반 한 여성 출연자는 우승팀은 여성팀이 될 것 같다고 예측하며 “남자들이 냄비 같은 성향이 강하다. 한순간에 감정이 불타 분노 조절 장애 같은 행동 양상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하는가 하면, 남성 출연자들은 “동기 부여를 하나 주면 그거에 대한 맹목적인 것이 여성보다 남성이 더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이 좀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군대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이게 은근히 크다고 생각한다다. 그 경험을 해보지 못한 온실 속의 로즈마리 같은 분들은 아무래도 힘들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일차원적인 접근으로 팀 편성의 의도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프로그램 내에서 성차별적인 발언이 오가는 것은 물론, 댓글에는 출연자의 과한 발언에 대한 악플이 달리면서, 결국 유사한 논란을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카카오TV는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또는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했던 참가자들과 적극적으로 협업 중이지만, 결국 자극적 재미 외에는 어떠한 확장도 보여주지 못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나드는 위험한 시도들을 이어가면서, 협업의 긍정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TV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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