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주총서 관련 사업 경영목적 추가로 본격
삼성전자·SK스퀘어도 관련 사업 본격화에 속도
국내 대기업들이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과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여전한 불확실성에도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발굴하려는 행보로 관련 시장과 생태계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LG전자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개최된 ‘제 20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블록체인과 암호화 자산 관련 사업을 회사의 경영 목적에 추가했다.
회사는 이날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 및 중개업을 비롯, 의료기기의 제작 및 판매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업,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 등을 회사 경영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 승인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 회사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회사는 우선 스마트TV 등 전자 제품에 NFT 플랫폼 등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을 일컫는다.
암호화폐 등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 디지털 자산에 각각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해 상호교환이나 대체,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게임·예술품·부동산 등의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해 자산 소유권을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다.
LG전자가 최근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자회사인 서울옥션블루와 협업해 NFT 예술 작품 분야 콘텐츠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한 것은 자발광 올레드TV와 NFT 관련 사업을 동시에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상호 협업이 고화질 TV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올레드 갤러리(OLED Gallery)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면서 NFT 콘텐츠·서비스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회사는 앞서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와의 협업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라운드X에서 운영하는 한정판 NFT 전시·유통 플랫폼 ‘클립 드롭스’(KlipDrops)와 스마트TV간 연동을 통해 NFT 형태의 디지털 아트 작품을 TV로 감상할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드롭스갤러리’(Drops Gallery) 서비스를 지난달 21일부터 시작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스마트TV를 통해 NFT를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을 공개했다. 삼성 스마트 TV의 스마트허브에 앱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TV에 NFT 플랫폼을 탑재한 세계 최초 사례다.
TV를 방송이나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는 도구뿐만 아니라 사진이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투자 전문 자회사 삼성넥스트가 미국 NFT 소셜 미디어 플랫폼 기업 니프티스가 모집한 10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 시드 라운드 투자에 참여하는 등 NFT를 신 시장으로 판단하고 일찍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다.
SK도 블록체인 기반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의 투자전문기업 SK스퀘어는 올해 초부터 SK텔레콤·SK플래닛 등 그룹 내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들과 함께 블록체인 사업 진행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하고 암호화폐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 한 이후 첫 투자처로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에 873억원을 투자한 것도 이러한 사업의 일환이다.
SK스퀘어 자회사인 SK플래닛도 지난 23일 코빗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블록체인 사업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발굴에 나서기로 하는 등 블록체인 관련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 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이미 블록체인 기술 기반 분산신원확인(DID)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 등 본인 단말에 주민등록등본과 같은 증명서를 발급·저장·제출하는 앱 '이니셜'을 제공중이어서 계열사간 상호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이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등 다른 신기술들과 연결되면서 상태계 확장성도 넓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라며 “물론 불확실성이 없지는 않지만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기업들의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