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 46분 결승골로 11년 동안 이어져 온 이란전 무승 탈출 견인
경기에 패한 상대 선수 위로, 인터뷰 이후 운동장 돌며 팬들과 인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실력 뿐 아니라 인성도 월드클래스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서 전반 46분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과 후반 17분에 터진 김영권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승점23(7승2무)를 기록한 한국은 승점22(7승1무1패)에 머문 이란을 따돌리고 A조 1위로 올라섰다. 두 팀 모두 최종예선 8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이었는데 한국이 이란에 첫 패배를 안겼다.
특히 이날 승리로 한국은 11년 만에 이란을 상대로 승리하는 감격을 누렸다. 한국은 지난 2011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한국 1-0 승)에서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승리한 뒤 7차례 맞대결(3무 4패)에서 이란을 상대로 이기지 못했다.
이날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손흥민을 앞세워 마침내 11년 응어리를 풀어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이날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전반 46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골키퍼가 손을 갖다 댔지만 이마저도 뚫어버릴 정도로 슈팅이 강했다. 손흥민 선제골로 분위기를 탄 한국은 후반 수비수 김영권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이란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11년 만에 이란전 승리가 확정되자 손흥민은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면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이내 경기에 패한 이란 선수들을 찾아가 위로했다. 특히 이란의 간판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과는 오랜 시간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아즈문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김민재(페네르바테)에 철저히 막히면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는데 손흥민이 먼저 찾아가 위로를 보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경기가 끝나고도 쉽사리 돌아가지 못했다. 경기 직후 곧바로 수훈 선수 인터뷰에 들어간 손흥민을 기다리기 위해서였다.
손흥민도 팬들의 바람을 알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팬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는 “평일 추운 날씨에도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안전하게 귀가하셨으면 한다”며 따뜻한 인사도 건넸다.
11년 만에 팀을 이끌고 이란전 승리 도전에 나섰던 손흥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