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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세 꺾였다?…위중증 환자·사망자·스텔스 오미크론 지켜봐야


입력 2022.03.28 10:02 수정 2022.03.28 10:53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27일 오후 9시 확진자 18만3895명…정부·전문가 "서서히 감소세, 수·목 지켜봐야"

"위중증 환자·사망자 정점 2~3주 후 나타날 듯…스텔스 오미크론 확산에 주목"

내달 3일까지 적용되는 현행 거리두기…1일 중대본 회의서 새 조정안 결정될 듯

지난 23일 오전 서울 성북구 길음 어울림마당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확산세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전문가들은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추이에 집중하고,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이 확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28일 "11주 만에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서서히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의 영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덕철 중대본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오늘 18만 7천여 명까지 줄었다"며 "위중증자와 사망자 수의 증가는 정점 2~3주 후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통제관도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확진자 발생은 유행 정점을 지나서 완만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명확하지는 않지만 62만 명 정도가 거의 정점이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8만389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5주간 일요일 동시간대 집계치를 보면 13만5361명→20만405명→30만1544명→20만4054명→18만3895명으로, 2주 전인 지난 13일 30만명대를 기록한 후 2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매일 오전 발표되는 일일 확진자 수도 지난 17일(62만1197명)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이후 연일 일주일 전 같은 요일과 비교해 감소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4주간 일평균 확진자 역시 3월 첫째주 20만8774명, 3월 둘째주 30만24명, 3월 셋째주 40만2401명으로 매주 10만명씩 가파르게 증가하다 지난주였던 3월 넷째주에 34만8952명으로 감소했다.


정부는 우선 주간 기준으로 수·목요일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표되는 만큼 이번 주 중반까지의 환자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내달 3일까지 적용되는 현행 거리두기 이후의 거리두기 조정안은 1일 열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국내 연구팀들도 유행 감소세를 예상하고 있다. 이창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수리과학과 교수팀은 지난 23일자 보고서를 통해 현 거리두기 정책의 효과를 반영할 경우, 신규 확진자는 이번주 수요일인 오는 30일 37만3741명, 다음주 수요일인 내달 6일 35만2321명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선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산업수학혁신팀 연구원의 모델링 결과에서는 내달 6일 29만3754명, 내달 20일쯤 18만6437명 수준으로 이보다 더 큰 폭으로 확진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환자 발생은 주춤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증가세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전날 기준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1216명으로, 지난 8일(1007명) 1000명대로 올라선 이후 20일 연속 1000명∼12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가파른 확진자 증가세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지는 않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는 확진자 수가 정점에 도달한 이후 시차를 두고 위중증·사망자 수도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는 지난 3일 128명으로 100명대에 들어선 이후 25일째 세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 24일 하루에만 469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연일 200∼4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런 가운데 사적모임은 최대 8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은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이번 주말인 다음달 2일 종료된다. 정부는 유행 정점을 지난 이후에는 방역상황과 의료체계 여력을 보면서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본격 검토하겠다고 거듭 밝힌 만큼, 이번주 확진자수 추이에 따라 운영시간과 모임·행사·집회 제한을 대폭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 2일 이후의 거리두기를 어떻게 조정할지는 하루 전인 1일 열리는 중대본 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추이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것도 변수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일 확진자) 50만∼60만명이 정점이었을 수도 있지만, 거리두기 등 방역 완화 조치가 시행됐기 때문에 (감소세 여부는) 이번주가 지나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최정점 확진자 규모 예측이 어긋났던 것처럼, 지금 나온 예측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정부는 사망자나 위중증 환자 발생을 '평균값'으로 예측해 준비하기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수용력 측면에서 거리두기의 효용이 다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25일 대한백신학회 온라인학술대회에서 "더 이상 국민의 인내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번 대유행을 끝으로 팬데믹 대응수단으로서의 수명을 다할 것"이라고 봤다. 정 교수는 "이번 대유행으로 인구집단의 40% 정도가 감염을 통한 면역을 획득했을 것"이라며 "다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떨어지고, 오미크론 대유행의 감소세 이후 중간 정도 규모의 유행이 다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을 덧붙였다.


한편 권덕철 1차장은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2'(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확산에 대해 "국내 스텔스 오미크론 검출률은 지난주 기준 56.3%로, 우세종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기피하는 숨은 감염 사례들도 있음을 고려하면, 오미크론이 확실히 감소세로 들어갔는지는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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