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명은 여기까지, 남은 과제는
다음 시장이"…3선 도전 단념 밝혀
홍준표 출마시 보선 치러질 수성을
놓고 추가적인 '교통정리' 있을 수도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3선 도전을 단념하고 6·1 지방선거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메이저 후보' 중 한 명으로 분류되던 권 시장의 중도 포기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당내 경선 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권영진 시장은 3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래를 향한 초석은 어느 정도 다져놓았다고 생각하며, 대구시장으로서의 나의 소명과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남은 과제는 다음 시장이 완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견은 권 시장의 불출마 입장만을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현장기자단과의 질의응답은 이뤄지지 않았다. 회견장을 나서던 권 시장은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분간 쉬고 싶다"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3선 도전을 향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며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의 치열한 경쟁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권 시장의 3선 도전 포기와 불출마 결단은 의외라는 관측이다. 권 시장은 전날 서울에서 국민의힘 지도부,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 관계자 등과 두루 접촉하며 3선 도전에 관한 입장을 교환한 뒤, 불출마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출마 결단의 정확한 배경은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현직 광역단체장으로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이 나오는 점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현역 국회의원 10% △최근 5년간 무소속 출마 이력자 15% 감점 규정을 1인당 최대 10% 감점으로 정리하고 최고위원회에 재의를 요청한 게, 권 시장의 결단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전해진다. 경쟁주자인 홍준표 의원의 감점이 25%에서 10%로 대폭 낮아진 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준표 의원과 함께 '메이저 후보' 중 한 명으로 분류되던 권영진 시장의 전격 불출마 선언으로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당내 경선 구도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권용범 전 대구경북벤처기업협회장 등이 남아서 경쟁을 하게 됐지만, 정치권에서는 추가적인 구도 정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으로 출마하게 되면 지역구인 대구 수성을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다"며 "이를 놓고 유력 후보 간의 '교통정리'가 추가적으로 시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