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신예 양현준, 전반 26분 김대원의 선제골 어시스트
지목하면 존재감 없을 것이라 우려하던 최용수, 상암벌서 포효
강원FC의 무서운 신예 양현준이 FC서울과 경기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최용수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강원은 6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8라운드 서울과 원정 경기서 2-2로 비겼다.
강원은 김대원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후반 한 때 2-0까지 앞서나갔지만 홈팀 서울의 거센 반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2실점하며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양현준의 활약은 위안거리였다.
서울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처음으로 상암벌을 찾은 최용수 감독은 경기 전 양현준을 주목할 선수로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최 감독은 “내가 누구를 지목하면 그 친구는 경기서 존재감이 없더라. 그래도 양현준이 잠재력이 있지 않나 싶다. 이정협, 김대원과 호흡도 잘 맞는다”고 전했다.
2002년생 미드필더 양현준은 올 시즌 프로 2년차를 맞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서 2도움을 기록하며 무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양현준에게 특별한 주문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시대가 변해서 젊은 친구들한테 많은 주문을 해서는 안 된다. 본인이 갖고 있는 것들을 겁 없이 경기장에서 다 쏟아 부을 수 있는 경기력을 주문하고 있다”며 “상대 수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디테일하게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지목한 선수는 존재감이 없다는 최용수 감독의 촉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중앙에 자리한 양현준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활동량과 폭발적인 스피드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전반 26분에는 인상적인 장면을 남겼다. 빠른 스피드로 서울의 왼쪽 측면을 허문 양현준은 자신을 수비하기 위해 막아선 이한범까지 제친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돌파에 성공했다. 이어 정확한 왼발 크로스를 동료 김대원에게 전달하며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홈팀 서울에 초반부터 고전하던 강원이 먼저 선제골을 기록하자 최용수 감독도 두 손을 번쩍 들고 기쁨을 만끽했다.
양현준은 후반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후반 9분 서울의 왼쪽 측면을 과감하게 돌파하다 볼을 빼앗겼지만 강원 정승용이 다시 볼을 가져온 뒤 곧바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김대원이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스코어를 벌렸다.
이후 강원이 나상호와 한승규에게 잇따라 골을 허용하며 동점이 되면서 양현준은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후반 32분에는 수비 진영에서 공을 따낸 뒤 서울의 페널티박스 앞까지 공을 몰고 전진했고, 4분 뒤에는 과감한 중앙 돌파 이후 이정협에게 결정적 기회를 제공했지만 아쉽게 역전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양현준은 후반 44분 서울의 페널티박스 안에서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다 잔디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과정에서 다리에 쥐가 나 쓰러졌다. 결국 츠베타노프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다리에 쥐가 날 정도로 전력을 다한 양현준은 서울을 상대로도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