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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방송 조작 제작진의 ‘골 때리는’ 복귀…SBS의 무리수 될까


입력 2022.04.15 06:38 수정 2022.04.14 22:3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골 때리는 외박' 5월 4일 첫 방송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편집 조작으로 하차한 PD가 해당 프로그램의 스핀오프로 은근슬쩍 복귀를 하면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환골탈태’를 약속하며 사과했지만, 4개월 만에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행보를 보인 SBS에도 반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SBS는 예능프로그램 ‘골때녀’의 스핀오프 격 프로그램인 ‘골때리는 외박’ 첫 방송일을 5월 4일로 확정했다. 동시에 ‘골때녀’의 경기 내용을 편집으로 조작한 사실이 밝혀져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이승훈 PD가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는다는 사실이 전해져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SBS

‘골때녀’의 방송 조작 의혹은 지난해 12월, 경기 스코어에 이상함을 느낀 네티즌들이 문제를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SBS는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 일부를 바꿨다며 조작 의혹을 인정하며 책임 프로듀서 및 연출자를 교체했었다. 당시 SBS는 “환골탈태하겠다”며 “여자 축구를 향한 출연진 진심을 잊지 않겠다. 2022년 새해에는 더욱 진정성 있는 스포츠 예능으로 거듭나 시청자 여러분께 돌아오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4개월 만에 이 PD가 관련 프로그램으로 복귀를 하게 되면서 앞선 하차의 의미가 흐려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물론 같은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골때리는 외박’이 ‘골때녀’ 시리즈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만큼,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해친 당사자가 관련 프로그램으로 복귀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SBS가 비난까지 감수하며 ‘골때리는 외박’을 론칭하는 것에 대한 물음표까지 따라붙고 있다. ‘골때리는 외박’은 연중무휴 바쁘게 달려 휴식이 필요한 스타들이 휴식을 즐기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이수근, 이진호, 규현이 여행 메이트로 출연하는 가운데, ‘골때녀’의 FC아나콘다가 첫 게스트로 출연을 예고한 상황. 이에 포맷 자체의 식상함에 ‘기대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미 앞서 tvN이 ‘펜트하우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술꾼도시여자들’ 등의 출연진을 모아 시골로, 산으로 여행을 떠나며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었던 것. SBS의 지나치게 늦은 ‘뒷북’으로 새로운 관심을 유발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작 논란 외에도 이번 ‘골때녀’ 시즌2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파생 프로그램의 기획 명분을 얻지 못하고 있다. 우선 시즌2에 접어들면서 경기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실력자들을 대거 영입, 축구 초보들이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던 시즌1 특유의 감동이 약화된 면이 있었다. 또한 경기의 승패가 중요해지면서 실력적으로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일까지 생겨나곤 했다. 출연자들의 진정성과 경기의 흥미진진함, 예능적 재미 사이에서 균형을 잃으면서 시즌1과 비교해 흥미가 떨어진다는 반응들이 나오기도 했었다.


물론 SBS도 7%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골때녀’ 활용을 포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작품 내, 외적으로 모두 흔들리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본 프로그램마저 흔드는 무리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최근 본 프로그램에 대한 탄탄한 지지를 바탕으로 파생 프로그램이 제작되곤 하지만, 자칫 실망감을 유발해 팬들을 실망시키게 될 경우 이것이 시리즈 자체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더욱이 본 프로그램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프로그램을 활용하다 ‘골때녀’의 다음 가능성을 아예 지워버리는 선택이 되진 않을지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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