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조화 속 기대 이상의 초반 성적..2위와 0.5게임 차
롯데 특유의 시즌 초반 반짝 성적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1위 SSG, 2위 LG 만나는 금주가 '봄데' 감별할 시험대
개막 후에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롯데 자이언츠가 공동 3위까지 올라섰다.
롯데는 26일 현재 11승 8패를 기록 중이다. 2위 LG트윈스와 0.5게임 차, 1위 SSG에 4.5경기 차 뒤진 공동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5할을 훌쩍 넘는 승률(0.579)로 2위까지 넘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롯데는 지난주 4승2패의 성적을 올렸다. 한화 이글스와의 홈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놓쳐 아쉬움을 삼켰지만, 삼성 라이온즈 원정 시리즈를 쓸어 담으며 공동 3위가 됐다.
오프시즌 FA 손아섭이 NC 다이노스로 떠난 반면 이렇다 할 타선의 보강은 없었지만, ‘타율-홈런 1위’ 한동희 등의 활약을 앞세워 현재 팀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팀 타율 1위를 차지한 롯데를 보면서 더욱 놀라는 점은 마운드다.
선발진과 마무리가 매우 탄탄하다.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는 5경기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54를 기록했다. 타자를 압도하는 강속구는 없지만 다양한 구종과 안정적인 제구를 자랑한다.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출발한 글렌 스파크맨도 정상 궤도 진입을 알리고 있다.
토종 선발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박세웅은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1.82를 찍으며 ‘안경 에이스’로 불리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부 선발투수로서 희망을 품게 했던 이인복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66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마무리 김원중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지난해 신인상 투표 2위에 오른 최준용은 클로져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10경기 등판해 7세이브(1패) 평균자책점 1.59로 뒷문을 지키고 있다.
스파크맨이 완전히 자리를 잡고, 마무리 김원중이 복귀한다면, 팀 평균자책점 3위(3.05)에 있는 롯데 마운드는 더 탄탄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봄바람을 타고 반짝 성적을 내는 ‘봄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냉정한 평가도 내린다. 이제 20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받은 성적표를 놓고 롯데의 변신을 말하기에는 ‘그동안 너무 많이 속았다’는 반응도 있다. 롯데는 최근 4시즌 7위-10위-7위-8위로 실망을 안겼다.
‘봄데’라고 해서 매 시즌 봄에 잘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개막 초반 승률 5할도 찍지 못하면서 하위권을 맴돌았고, 반등을 이끌지 못한 허문회 감독은 어린이날 후 일주일도 버티지 못하고 경질됐다.
래리 서튼 감독과 함께 산뜻한 출발을 알린 롯데는 최근 10경기(7승3패) 성적이 10개 구단 중 가장 좋다. 상대한 팀들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물론 상대가 약해서 롯데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금주가 중요하다.
롯데는 주초 홈에서 1위팀 SSG(16승4패)와 격돌하고, 주말에는 2위 LG트윈스(12승8패)와 3연전을 치른다. SSG와 LG는 팀 타율(2위/3위)과 팀 평균자책점(1위/2위) 부문에서도 최상위권에 있다. 1~2위팀들과의 6연전에서도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롯데의 봄날은 정말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