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병철, '태업' 논란 10개월만에 '복직'

정치국 상무위 6인 체제로 개편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 꿰차

지난 25일 개최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위위원장 왼편(빨간색)에 리병철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서있는 모습 ⓒ노동신문

'태업'을 이유 좌천됐던 리병철이 10개월 만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복귀했다.

26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 참석자를 소개하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며 당중앙위원회 비서인 박정천 동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이며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리병철 동지"라고 호명했다.

과거 리병철이 맡았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을 박정천이 맡게 됐지만, 두 사람 모두 상무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이 확인된 셈이다.

앞서 리병철은 지난해 7월 당 전원회의에서 '비상 방역에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업)했다'는 이유로 문책을 받으며 모든 직위에서 해임된 바 있다.

리병철이 김정은 정권 초부터 핵·미사일 개발을 주도해온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관련 조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리병철은 지난 2020년 군인이 올라갈 수 있는 최고 계급인 '군 원수'를 꿰차며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직책까지 맡았다.

박정천의 경우 지난해 리병철과 함께 강등된 바 있지만, 원수 계급장을 다시 달고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까지 맡으며 군 서열 1위로 올라섰다. 그는 이번 열병식에서 지휘용 장갑차에 올라 행사 전반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5인 체제로 운영돼온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6인 체제로 확대 개편된 것이 확인됐다. 6명 가운데 2명이 군 인사라는 점에서 북한이 줄곧 강조해온 '국방력 강화' 노선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치국은 북한 당국의 모든 국정운영을 조직·지도하는 핵심 기구로, 상무위원회가 사실상 정점에 있다는 평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리병철의 상무위원 복귀는 빠르게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