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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학 "곽상도 아들 50억,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 막은 대가라 들어"


입력 2022.04.27 13:56 수정 2022.04.27 22:19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곽상도 전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대장동 사건 형사책임 지는 것 두려워 녹음해"

"내가 하지 않은 일 처리했다고 허위 답변하도록 김만배가 강요"

정영학 회계사가 지난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 1심 속행 공판에서 휴정 시간을 맞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특혜·로비 의혹 사건의 핵심 증거인 녹취록을 제출한 정영학 회계사가 곽상도 전 의원의 공판에서 “곽 전 의원 아들 퇴직금 등 50억 원은 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을 막은 대가라고 들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과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재판에 선 정 회계사는 이날 ‘양모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전무로부터 곽 전 의원 아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지급하는 것은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게 하는 대가라고 들었다’는 취지로 검찰에 증언했다. 해당 컨소시엄은 대장동 사업의 시행을 맡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말한다.


곽 전 의원 아들의 최초 계약서 속 성과급은 5억원이었다고 검찰은 조사했다. 이후 10배인 50억원으로 늘었고, 양 전무는 이 금액을 지급하는 것에 반대했다고 정 회계사는 전했다. 정 회계사는 "양 전무가 '곽 전 의원 아들에게 50억원을 지급하는 것에 문제가 있는거 같아서 사인을 안 한다'고 했다"며 "양 전무는 '불법적인 것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 회계사는 형사책임을 지는 것이 두려워 대화를 녹음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녹음 경위를 묻는 검찰의 질문에 "잘못하면 제가 하지도 않은 일로 크게 책임질 수도 있다고 해서 녹음하게 됐다"고 대답했다. 이어 화천대유가 속한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사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자신이 처리했다고 허위 답변하도록 김씨가 자신에게 강요했다고 말했다.


또 대장동 사업과 관련된 각종 로비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한 전 동업자 정재창씨에게 입막음 대가로 건넨 90억원을 김씨가 자신에게 부담시켰다고도 주장했다.


정 회계사가 2019~2020년 김씨, 남 변호사와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제출돼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로 쓰였다. 정 회계사는 "작년 9월부터 제가 대장동 사업의 설계자고 온갖 상황이 저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다"며 "김씨 주변에 정치인과 고위 법조인들이 많아서 두려워서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씨와 남 변호사 측은 이 녹음파일을 누군가 조작했거나 원본과 동일하지 않은 파일이 제출됐을 가능성이 있어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회계사는 남 변호사와 함께 과거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다가 무산되자 김만배씨와 동업 관계를 맺고 사업을 다시 추진했다. 그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씨, 남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배임죄로 기소돼 1심이 진행되고 있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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