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도 못 찍은 최근 10경기 부진 딛고 한화전 '3안타'
바뀐 S존 불만 억누르고 이해와 존중으로 적응 노력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 방망이에 모처럼 불이 붙었다.
푸이그는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2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4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 무려 3개의 안타를 뽑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
3경기 연속 무안타에서 벗어나 3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반등의 신호를 켰다.
지난 12~13일 NC 다이노스전에 이어 시즌 세 번째 3안타 경기를 기록한 푸이그는 최근 10경기에서 너무 부진했다. 개막전 포함 5경기 연속 안타로 “역시 푸이그”라는 평가가 나오기 무섭게 확 꺾였다. 메이저리그에서 3년 연속(2017·2018·2019) 20홈런 이상 터뜨린 푸이그는 KBO리그 시즌 초반 22경기에서는 3홈런에 머물러있다.
4번 타자 푸이그 앞에 온 많은 찬스들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키움의 공격도 꼬여갔다. 푸이그나 그를 지켜보는 홍원기 감독이나 모두 답답했다.
이날은 1회부터 첫 안타가 나왔다. 2-0 앞선 3회 1사에서도 안타를 뽑고 출루해 홈까지 밟았다. 3-0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는 좌중간 꿰뚫는 적시 2루타를 날리고 환하게 웃었다. 푸이그가 살아나자 활기를 띤 키움 타선은 상승세의 한화를 7-0 대파했다. 푸이그에게 기대했던 그림이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861경기 타율 0.277 132홈런 415타점 79도루를 기록한 푸이그는 이름값만 놓고 보면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꼽힌다.
국내 팬들에게도 매우 친숙한 선수다. 2013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LA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함께 뛰었다. 당시 푸이그는 더그아웃에서 류현진과 장난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자주 포착,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류현진 절친’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경기장 안팎에서 일으킨 사고들로 인해 ‘악동’ ‘구제불능’ 이미지가 더 짙어졌다. 2019시즌 FA 자격을 얻은 뒤에는 MLB 구단의 선택도 받지 못하며 방황하다가 지난해 12월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인 100만 달러에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을 맺었다.
시즌 초반 물음표를 지우지 못하고 있지만, 푸이그는 여전히 적응을 위해 노력 중이다. 코치와 동료들과 적극 소통하며 실마리를 찾으려 한다.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을 몇 차례 눌렀던 푸이그는 한국 야구의 바뀐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도 존중하고 이해하려 한다. 분명 빅리그 때보다 인내심이 생겼다.
이해와 존중이라는 키워드는 ‘악동’ 푸이그와 어울리지 않지만, 푸이그도 KBO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뀌어가고 있다. 바뀌어 가는 푸이그를 기다려줄 수밖에 없다. 기다리다 지칠 수 있는 팬들을 위해 푸이그는 일단 3안타 경기로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