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삼성 준법위…생떼 노조에 어떤 해법 제시할까

이찬희 위원장 포함한 인원 구성 마쳐

이사회 등과 협의 후 빠른 시일 내 구성

노조, 권고안 내놔도 받아들일지 미지수

서울 서초구 삼성서초사옥으로 한 임직원이 들어가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가 노동소위원회(노동소위) 구성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강경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재계에서는 그 동안의 노조 행보를 감안했을 때 준법위가 나서더라도 쉽게 해결책을 찾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준법위는 노동소위 구성을 마치고 이사회 등 이해 당사자들과 최종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소위는 관계사의 노동 관련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위원장이 직접 주도하는 조직이다.

노동소위 출범이 가시화됨에 따라 최근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노조 문제에 준법위가 어떤 식으로 개입할지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준법위가 사측과 노조의 의견을 수렴한 타협점을 찾아 중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준법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문제의 경우) 현안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찰해오고 있다”며 “여러 현안들에 대해서도 항상 위원회 정기회의 때 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회의에서) 이야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요구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노조가 사측대표와 근로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의 9% 인상률이 지나치게 낮다며 추가적인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3일에는 노조가 노사협의회를 고발하며 갈등이 극에 달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4500명 규모로 전체 직원 11만3000여명 중 4%만 참여하고 있다.

다만 준법위의 대응이 실효성을 가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인다. 준법위가 노동소위 논의를 바탕으로 사측과 노조를 상대로 권고에 나선다고 해도 구속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성 협약사들은 노사관계자문그룹 등을 구성하는 등 준법위의 권고를 이행하는 분위기였지만 노조의 경우 이를 온전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특히 사측 인사 담당자와 근로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의 협상안이 불법이라며 고용노동부에 고소한 노조인 만큼 자신들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반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준법위 탄생 배경에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투영됐던 만큼 삼성을 비롯한 협약사들은 그 동안 권고안을 따르는 기조가 강했다”며 “반면 노조의 경우 자신들의 의견과 반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지금의 사태처럼 반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 교수는 “준법위가 사측을 대변하고 노조와 대립하는 조직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나올 수 있는 권고안을 노조가 거부할 명분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이를 거부할 경우 현재도 좋지 않은 여론으로부터 큰 지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20년 준법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대국민 사과 직후 무노조경영 폐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삼성전자 노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결실을 맺으며 준법경영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례로 평가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