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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서해 NLL 충돌시 핵 사용할 수도"


입력 2022.05.10 04:00 수정 2022.05.09 21:18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北 호전적 핵 교리

韓美 의도 최대한 왜곡해

핵 사용 결정하게 할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윤석열 정부 출범을 겨냥한 북한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의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의적 판단'에 따른 핵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민간 어선 등으로 인한 사소한 군사 분쟁이 핵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 6일 동아시아연구원과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공동 기획한 'Global NK 논평'에서 북측이 최근 발표한 핵 교리가 "매우 급진적이고 공세적이며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4월 5일자 담화에서 '핵무력의 사명'이 "타방의 군사력을 일거에 제거하는 것"이라며 한국을 상대로 "전쟁 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타방의 전쟁 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핵 전투무력이 동원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박 교수는 김 부부장 담화와 관련해 "북핵은 당연히 한국을 향해 사용될 수 있으며 사용 시기도 전쟁 초기에 주도권 장악이라는 군사전술 목표 달성을 위한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풀이했다.


이어 "월등한 제공권을 갖춘 한미동맹을 개전 초 견제하고, 특히 미국 증원군이 투사되는 것을 막아 단기간 내 승리를 이끌기 위한 수단으로 핵을 초반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해안경계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박 교수는 대부분의 전쟁이 사소한 군사적 충돌과 관련한 상호 오인·불신 등으로 확전되어 발생한다며 "예를 들어 NLL에서 남북 간 제한된 충돌이 발생했을 때 북한의 호전적인 핵 교리는 한미 의도를 최대한 왜곡하여 인식하고 핵 사용을 결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사소한 충돌로 야기된 군사 분쟁이 핵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근본 이익 침해'라는 모호한 근거를 토대로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대목 역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우리 혁명무력의 상대는 미국의 총알받이, 식민지 고용군에 불과한 남조선군 따위가 아니다"면서도 "우리의 총대는 국가의 존엄과 근본 이익을 침해하려는 데 대해서는 그가 누구든 절대로 자비를 모른다. 지금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은 조선반도(한반도)의 첨예한 정세를 더욱 긴장시키는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에 한사코 매달리면서 스스로 우리 타격 수단들의 조준경 안에 들어서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일선 부대가 핵 사용 판단할 수도"


박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참관했던 지난달 16일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와 관련한 북한 당국 입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는 급진적 핵 교리를 실제 전장 환경에 적용하기 위한 수단을 발전시키고 있음을 확인케 한다"며 "북한은 해당 무기체계가 '전선 장거리 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발표했다. 개발 중인 신형 전술핵 미사일을 전진 배치해 한반도 전쟁 발발 시 초반에 서울을 타격할 능력을 갖추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전선 장거리 포병부대는 북한 최전방 지역에 집중 배치된 장사정포·방사포 운용 부대들로, 유사시 '서울 불바다' 위협을 실행에 옮기는 전력"이라며 "핵을 전략군 집단이 중앙 통제하는 형태가 아닌 일선 부대가 상황에 따라 사용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 사용을 전선 상황에 따른 (일선 부대) 개별 판단에 위탁한다면 핵전쟁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고 부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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