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밤 2차 협상 벌였지만 또다시 '여론조사 방식' 두고 평행선
박 "'기존 50+신규 50' 대안 거부" vs 조 "어제와 다를 바 없어, 결국 사퇴하라는 강요"
양측 모두 추가 단일화 협상 여지는 남겨…박 "주말까지 노력", 조 "끝까지 해볼 것"
조영달, 3자 단일화 거부하다 한발 물러서 "박선영·조전혁 만나겠다"
6·1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중도·보수진영의 박선영·조전혁 예비후보가 2차 단일화 협상에서도 여론조사 방식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보수진영 단일화 논의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두 후보는 협상을 마치고 서로에게 단일화 결렬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며 '네 탓 공방'만을 반복했다.
지난 2018년에 이어 12일 본선 후보 등록일을 코 앞에 둔 시점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보수진영의 교육계와 정치권 인사들은 두 후보에게 전방위 압박을 가하며 단일화를 거듭 촉구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번에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후보는 일단, 이번 주말까지 단일화 협상을 계속하기로 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두 후보는 11일 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보수 시민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모임' 사무실에서 만나 단일화 협상을 벌였지만 또다시 평행선만 달리다 헤어졌다.
두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방식'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박 후보는 현재까지 주요 언론사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의 평균치'로 후보를 가리자는 기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기존조사 50%+신규조사 50%' 대안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후보에게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 합계 50%+새 여론조사 50%'라는 대안을 제시했는데, 조 후보는 어제 주장만을 그대로 고수했다"며 "제가 '대안을 제시하라'고 하니까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저보고 사퇴하라고만 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날짜를 박아놓고 하자고 했다"며 "정해진 날짜까지 결과가 안 나오면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로 후보를 결정하자고 했더니, 조 후보는 그냥 나가버렸다"고 전했다.
여기에 대해 조 후보는 "어제 만남과 하나도 달라진 바가 없어 협상이 결렬됐다"며 "박 후보의 주장은 결국 내게 사퇴하라는 강요"라고 주장했다. 또 "받아들일 수 없는 협상안을 가져와 요구하는 것은 협상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그동안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단순히 더하는 방식으로 후보를 정하면, 지난해 4·7 서울시장보궐선거 단일화 경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이기게 된다"며 "이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추가 단일화 협의 여지는 남겨뒀다. 박 후보 측은 "단일화 시한을 오는 주말까지 정해 놓고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조 후보 측도 "단일화에 대한 서울 시민의 열망을 알기에 끝까지 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조영달 예비후보는 두 후보가 먼저 단일화 해 오면 그 승자와 최종 단일화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두 후보를 만나 얘기해보겠다고 밝혔다.
보수진영에서는 12일~13일 후보 등록이 끝나도 단일화는 이뤄질 수 있지만, 후보 등록을 위해서는 기탁금 5000만원을 내야 하는데, 중도 사퇴하게 되면 이를 돌려받을 수 없어 후보 등록 마감 이후 단일화 가능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진보진영의 조희연 현 교육감은 이날 10대 비전 공약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유세를 시작하며 한 발 앞서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