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 연합뉴스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집중된 헬스장이 실제로는 건축 도면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허가 복층’ 공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대전 대덕구와 대덕소방서 등에 따르면, 사망자 9명이 발견된 헬스장은 당초 건물 3층으로 알려졌으나 정밀 확인 결과 2층 내부에 임의로 조성된 복층 공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건물은 대형 기기 설치를 위해 층고가 5.5m에 달할 정도로 높게 설계됐다. 이 과정에서 지상과 3층 주차장을 잇는 경사로 사이에 상당한 크기의 자투리 공간이 발생했고, 업체 측은 이곳을 막아 복층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
박경하 대덕구 주택경관과장은 "이 공간은 도면상에 없는 부분"이라며 "별도의 계단을 설치해 올라가도록 만든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대덕구 측은 해당 공간이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증축 시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망자들이 발견된 이곳은 명칭만 헬스장일 뿐, 실제로는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거나 휴식 시간에 잠을 자는 탈의실 겸 휴게실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장 관계자는 "내부가 넓어 운동기구가 비치되어 있긴 했지만, 보통 20~30명이 들어가 쪽잠을 자는 용도로 쓰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칙적인 구조가 다수의 인명 피해를 낳았다는 것. 기존 2층 공간을 억지로 두 층으로 쪼개 사용하다 보니 채광과 환기를 위한 창문이 한쪽 면에만 쏠려 있었고, 정면은 벽으로 막혀 있었다.
화재 당시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은 불길이 치솟자 탈출을 시도했으나, 유독가스가 빠르게 차오르는 상황에서 하나뿐인 탈출구를 찾지 못해 변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전면 유리창이 막혀 있어 대피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며, 연기가 빠져나가는 데도 지장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피해 원인은 정밀 감식을 통해 단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