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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 '협치'의 손 내민 尹대통령, 응답은 '글쎄'


입력 2022.05.17 04:00 수정 2022.05.16 23:41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尹, 첫 국회 시정연설서 '협치' 호소

민주당, 내각 인선 '양보 불가' 유지

추경안 처리·원구성 협상 불안요소

여론 향배 따라 국정 방향 결정될 듯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본회의장을 퇴장하며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취임 후 첫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에 협치의 손을 내밀었다. 단,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손을 잡아줄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의 이날 시정연설은 대부분 협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그는 "각자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영국 보수·노동당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우리가 직면한 위기와 도전의 엄중함은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급등하고 있는 물가 상황을 비롯한 경제 문제와 코로나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및 방역 문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각종 현안을 두루 언급하며 여야의 협치로 이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정연설 전후로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인사를 나누는 등 나쁘지 않은 기류가 연출됐지만, 결국 여야는 주요 현안에 있어 이날도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는 평가다. 대립 구도의 핵심인 초대 내각 인선 문제의 꼬인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이후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등 협치에 나설 조건으로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고, 윤 대통령 또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으며 임명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시정연설 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와 환담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실

결국 인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전향적인 협치의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양측이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을 통해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개선의 여지가 보일 것"이라 바라봤다.


실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임명 강행 절차를 미루고 있는 정호영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선에서 민주당과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울러 정국을 급랭시킬 수 있는 또 다른 불안요소들도 산적해 정치권의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이다. 이날 윤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찾아 통과를 호소한 추경안에 민주당이 제동을 걸어 집행이 차일피일 미뤄질 경우 여야의 비난전이 거세질 수 있고, 이번주부터 시작될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도 법제사법위원장을 여야 중 누가 가져가느냐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질 요소가 다분하다는 관측이다.


단, 6·1 지방선거가 코앞에 닥친 만큼 여론의 향배에 따라 한 쪽의 대승적인 양보를 통해 실마리가 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아직은 지방선거의 승패를 쉽게 예단할 수 없기에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기싸움이 팽팽하지만, 승부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 경우 밀리는 쪽이 다급해져 포지션을 바꿀 수 있다"며 "여론 추이가 당분간 정국 향방에 핵심적인 기준이 될 것"이라 바라봤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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