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화폐화 측정’ 언론 설명회…측정 산식도 첫 공개
관계사별 사회적가치 측정값, 세부 산식 등 순차 공개 예정
최태원 회장 “측정 결과 투명 공개…측정방법 개선책 마련” 주문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경영(더블보텀라인, DBL)을 추진해온 SK그룹이 지난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 총액 18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보다 7조원(60%) 증가한 수치다.
사회적가치는 기업이, 이해관계자들이 당면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하는 데 기여한 가치다. SK는 그동안 기업의 새로운 역할로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해 왔고, 지난 2018부터는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화해 발표해 왔다.
SK는 이번에 사회적가치 측정 산식과 데이터도 전격 공개해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확대하고,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측정 체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최태원 SK 회장의 지론인 더블보텀라인 경영을 더욱 가속화해 나가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사회적가치 18조4천억…전년비 60% 증가
SK는 23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2021년 SK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 성과 발표’ 언론 설명회를 가졌다. 이곳에서 발표한 SK 사회적가치 총액 18조4000억원을 지표별로 보면 ▲경제간접 기여성과(E)가19조3443억원(고용 10조1000억원, 배당 3조4000억원, 납세 5조9000억원)인 반면 ▲환경성과(E)는 마이너스 2조8920억원(환경공정 마이너스 3조6000억원, 환경 제품·서비스 8000억원이다.
▲사회성과(S)는 1조9036억원(사회 제품·서비스 8000억원, 노동 5000억원, 동반성장 3000억원, 사회공헌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납세(100%), 고용(39%) 등이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한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한 환경공정(-2%)과 동반성장(-0.07%)도 가감없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광조 SK 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은 "유리한 것만 선택한다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객관적이고 보수적인 데이터를 적용해 타당성과 신뢰성을 제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질의 일자리 성장 등은 크게 기여했지만 깨끗한 물이나 기후변화 대응은 아직 문제 유발자의 위치에 있다"면서 "건강과 웰빙 등 긍정적 기여를 늘려 문제 해결자 위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도 “긍정적인 측정 결과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도 모두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고, 외부와의 소통 과정 등에서 보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회적가치 측정 산식 전격 공개…긍정 및 부정 성과 모두 담아
이날 SK는 그동안 내부 관리만 해왔던 사회적가치 측정 세부 산식과 관련 데이터를 외부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SK에 따르면, 사회적가치는 제품개발에서부터 생산, 판매, 인력, 비즈니스 파트너 협력 등 기업활동 전반에 걸쳐 ‘긍정 성과’(+)와 ‘부정 성과’(-)를 함께 측정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가치 화폐화 값은 ▲베이스라인(시장평균 기준) ▲화폐화 단위기준(국제기구·정부·협회 등 발표지표 적용) ▲기여도 등 세 가지 주요 항목을 적용해 도출한다.
즉, 자사 제품·서비스가 전체 시장평균치를 초과 또는 미달하는지, 사회적가치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따져 수치화하고, 여기에 공신력있는 국제기구 등의 지표수치를 곱한 값으로 사회적가치 총액을 산정한다.
산식 공개와 관련 이 위원장은 “사회적가치 창출 및 화폐화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동시에 사회적가치 정보를 투자와 소비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자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가치 도출 산식과 성과가 가지는 의미를 공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경청함으로써 측정 시스템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더욱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기술혁신·방역 등 각 계열사별 사회적 가치 창출 도출 '성과'
SK그룹은 각 계열사별 사회적 가치 창출 사례를 통해 사회적가치 산식 구조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먼저 SK인천석유화학은 공장 가동중에 발생하는 폐열을 인근 주거단지 냉∙난방 에너지로 공급해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거뒀고, 이로써 지난해 28억원의 사회적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금액은 온실가스 배출계수 및 감축비용, 공급열량 등을 대입해 산출됐다.
SK이노베이션 '내트럭하우스'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115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내트럭하우스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잠을 자거나 차를 정비할 수 있도록 휴식공간을 제공해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교통사고 예방 편익x이용자수, 주차비용절감x사용차량수, 무료 이용자 효능감x 이용자수 등을 모두 더해 산출됐다.
SK텔레콤의 경우, AI(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통해 독거노인들의 우울감을 낮추고 행복감을 높이는 방식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보이스 피싱 번호 발신 차단으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는 데 일조했으며, NUGU 코로나 케어콜&백신 케어콜 서비스로 국가 방역체계를 효율화하는 데에도 상당수 기여했다.
SK하이닉스는 기술혁신 부문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박철범 SK하이닉스 담당은 "2017년부터 기술혁신 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함으로써 국산화를 비롯해 기술력을 제고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문에서 SK하이닉스는 673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이 금액은 기술혁신기업공동개발제품 구매금액, 고용개발기여율, 반도체 부가가치율을 곱해 산출됐다.
SK "다양한 국제 파트너들과 측정 시스템 발전시켜 나갈 것"
SK는 국제 기업연합체 VBA(Value Balancing Alliance),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 다양한 국제 파트너들과 협업을 지속해 측정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화폐화 측정 산식과 데이터는 이날부터 SK그룹 홈페이지 등에 공개된다. SK 각 관계사들은 이날부터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와 산식 등을 사별 홈페이지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 24일, SK이노베이션 26일, SK하이닉스가 30일 각각 공개를 앞두고 있다.
산식과 데이터 등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영업기밀이 아닌 이상 이해관계자와 다른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공개해 나갈 방침이다.
조 부사장은 "사회적가치 화폐화 측정을 통해 보다 많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자세를 갖고 있다"면서 "사회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속가능한 기업에 대한 핵심 정보로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