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 주동민 PD 등 '평행세계' 주제로 단편 선보여
“상업 영화 감독님도 있고, 독립 영화 감독님들도 있다.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영화 ‘친구’, ‘극비수사’의 곽경택 감독부터 ‘펜트하우스’를 연출한 주동민 PD까지. 스타 감독, PD들의 신작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들이 직접 털어놓는 비하인드는 물론, 작품을 보면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촬영 과정을 접할 수도 있다. ‘전체관람가+: 숏버스터’(이하 ‘전체관람가+’)가 예능과 영화의 결합이라는 흥미로운 시도를 통해 신선한 재미를 선사 중이다.
‘전체관람가+: 숏버스터’는 10명의 영화 감독들이 선보이는 단편 영화와 제작기를 담는 티빙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이다. 곽경택, 김곡&김선, 윤성호, 홍석재, 김초희, 류덕환, 조현철&이태안, 주동민 감독 등이 이 프로그램에서 단편 영화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방송된 JTBC ‘전체관람가’의 새로운 시즌으로 플랫폼을 옮기고, 새로운 매력을 담아 돌아왔다. 이번 시즌부터 프로그램을 연출하게 된 안 PD는 ‘전체관람가+’만의 차별점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상업 영화 감독부터 공포 영화 또는 독립 영화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실력있는 감독들, 드라마 PD까지. 라인업에 다양성을 추가해 시청자들이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길 바랐던 것이다.
“상업 영화 감독님도 있고, 독립 영화 감독님들도 있다.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펜트하우스’의 주동민 PD님 같은 경우도 좀 더 다양한 작품들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캐스팅을 하게 됐다. 배우지만, 단편 영화들을 만들고 계시는 배우 조현철, 류덕환도 있다. 스펙트럼을 넓게 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평행 세계’라는 하나의 관통 주제를 설정한 것도 이전 시즌과는 다른 점이었다. 다양한 장르의 감독들이 합류한 만큼, 이를 제대로 드러내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이다. 안 PD의 의도처럼, ‘전체관람가+’에서는 각 감독들이 하나의 주제를 어떻게 다르게 해석하고, 풀어내는지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코로나19로 사회뿐 아니라 우리의 삶이 많이 달라졌다. 소통이 줄어들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거리두기로 최악의 외로움과 좌절을 맛봤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예측불가미래, 디스토피아, 언택트풍자 등 시공간을 초월하여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나를 지켜보면서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신기하고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장치를 마련했지만, 단편 영화의 매력을 전한다는 프로그램의 진정성만큼은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에 MC 윤종신, 문소리, 노홍철을 통해 쉽고 재밌게 전달을 하면서도, 감독들의 의도와 노력은 오롯이 담아내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
“처음에는 나도 단편 영화에 대해 어렵게 생각했다. 그래서 친근하게, 또 예능적으로 풀어내려고 노홍철 씨를 캐스팅하기도 했다. 녹화하면서 그 역할을 해주고 계신다. 오마주와 우라까이는 뭐가 다른지 질문을 하기도 하시고, 좋아하지만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질문을 많이 해주신다. 영화와 예능의 콜라보레이션이지만, 진정성 있게 다가가자는 전제는 있다. 영화+예능이 아니라, 영화를 담는 예능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요즘 숏폼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이러한 부분이 새 플랫폼을 만나 취향을 저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여겼다.”
촬영 과정을 담는 메이킹과 제작진과 대화를 나누는 비하인드 토크를 담을 때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촬영 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어려움 또는 즐거움들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최대한 긴 시간 촬영에 임하는 것은 물론, 배우들의 이야기까지 함께 담으며 풍성함을 더하기도 한다.
“이 작품을 통해서 하시려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또 배우와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 등은 오래 지켜보면 안다. 연출 스타일이나 또는 배우가 얼마나 이 작품에 진심인지가 보이는 거다. 촬영 기간을 짧게 잡았다면, 알지 못했을 텐데, 3~4일에 걸쳐 영화 본 촬영을 팔로우했다. 또 장소 답사부터 후반 CG 회의 등 다른 준비 과정들도 카메라에 담아내려고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안 PD도 단편 영화의 매력을 실감하고 있었다. 다양한 장르의 창작자들과 소통하고, 작업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제는 영화, 특히 단편 영화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된 안 PD다.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았다면 일반적인 예능의 틀 안에서만 했을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콘텐츠를 만드는 다른 창작자들을 만날 수 있어 즐거웠다. 방식은 다르지만, 콘텐츠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다름 속에서도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