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집권자 밑씻개노릇"
북한 대외선전매체들이 일제히 통일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 남북 공동선언과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는 10일 '민족을 등진 자들에게는 앞날이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남조선에 새로 들어선 보수 정권은 친미사대, 동족대결을 노골화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민족의 지향과 요구에 악랄하게 도전해 나서고 있다"며 "그 반역적 망동의 앞장에 남조선의 통일부가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통일부 패거리들은 '북 비핵화가 대북정책의 핵심과제'라고 줴치면서 북남 공동선언 이행을 거부하고 우리 제도를 부정하며 대결을 고취하는 망동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출한 남북 공동선언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돼있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매체는 "내외가 공인하고 있는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평화번영과 통일을 위한 민족 공동의 통일강령"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권 장관이 남북 공동선언과 관련해 '액면 그대로 이행하기 어렵다'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한국을 실현하는 관점에서 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며 "궤변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민심을 기만해왔던 탈을 아예 벗어버리고 민족 총의가 집약된 북남합의들을 부정하며 '흡수통일' '체제통일' 실현의 돌격대가 되겠다는 흉심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일부의 관련 언급이 "북남관계를 완전 파탄시키고 이 땅에서 동족상쟁의 비극을 다시 빚어내더라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의한 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권영세를 비롯한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추태는 남조선의 통일부가 민족의 지향과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라 대결광의 손발이 되어 이 땅에 대결과 전쟁의 참화를 몰아오는 위험천만한 존재임을 명백히 확증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명색이 통일부라는 것이 사대매국, 동족대결에 환장이 된 집권자의 밑씻개노릇이나 하면서 그 돌격대로 나선다면 차례질 것은 민족의 저주와 비난, 비참한 파멸뿐"이라고 부연했다.
"한반도 비핵화도 아니고
북한 비핵화를 핵심과제로 내세워"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통일의 메아리'도 이날 '경거망동이 몰아올 것은'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최근 통일부 것들이 '선(先) 비핵화'를 대북정책의 핵심과제로 제시한 데 이어 역사적인 북남 공동선언들의 이행을 거부하고 반공화국 대결책동에 매달릴 흉심을 드러냈다"며 "통일부 것들의 망동은 이미 무덤 속에 들어간 '흡수통일론'을 다시 꺼내 들고 지옥으로 줄달음치는 대결미치광이들의 히스테리적 발작"이라고 말했다.
특히 권 장관을 겨냥해 "통일부 장관 자리에 올라앉자마자 북남 공동선언들을 '액면 그대로 이행하기는 어렵다'느니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을 실현하는 관점에서 이를 대해야 한다'느니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 밑에 강력한 대북억제를 추진하고 북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가져와야 한다'느니 하며 '분열부 장관' '대결부 장관'으로서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영세란 자도 선임자들 못지않게 어리석은 '북 비핵화' 망상에 빠져 북남관계를 완전히 파탄 내고 조선반도에 전쟁의 위기를 몰아오고 있는 대결 미치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의 또 다른 선전매체인 '메아리'도 전날 '통일부라고 입에 담을 수 있단 말인가'라는 제목의 해외동포 기고문을 통해 "지금 보수 세력이 집권한 남조선에서 통일부가 하는 일은 어느 것 하나 민족의 화해·단합·통일과는 인연이 없는 짓들"이라고 쏘아붙였다.
매체는 "더욱이 조선반도 비핵화도 아니고 '북 비핵화'를 대북정책의 핵심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니 이것은 지난 보수집권 시기처럼 핵문제를 구실로 북남관계에 빗장을 지르겠다는 것"이라며 "머리 위에는 '통일'이라는 두 글자를 이고 실제로는 분열의 장벽을 더 높이 쌓으며 대결과 전쟁을 고취하려는 것이라고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