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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해외 연계 자금 사상 첫 100조…금융불안 '촉각'


입력 2022.06.30 06:00 수정 2022.06.30 07:09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국외 익스포저 1년 새 11조↑

불확실성 리스크 관리 '시험대'

국내 4대 은행 본점 전경.ⓒ데일리안

국내 4대 은행의 보유 자금 중 해외 금융시장과 연계된 금액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은행권의 해외 사업 확대가 가속화하고 있는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와중 글로벌 금융권의 불안이 커지면서 국외 자금의 리스크 관리를 둘러싼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보유한 해외 익스포저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 104조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늘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11조1561억원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초 100조원을 돌파했다.


익스포저는 금융사의 자산에서 특정 기업이나 국가와 연관된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주로 신용 사건 발생 시 받기로 약속된 대출이나 투자 금액은 물론 복잡한 파생상품 등 연관된 모든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 금액을 가리킨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신한은행의 해외 익스포저가 33조132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5% 늘며 최대를 기록했다. 하나은행 역시 28조1521억원으로, 국민은행도 24조7540억원으로 각각 19.2%와 36.7%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조사 대상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의 국외 익스포저만 18조434억원으로 13.8% 줄었다.


4대 은행 국외 익스포저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글로벌 시장과 연계된 자금이 확대되고 있는 배경에는 은행권의 전략적 선택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추가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어렵게 된 은행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글로벌 사업 부문의 덩치가 커지다 보니 익스포저도 함께 몸집을 불리는 모양새다.


문제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강화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연착륙 과정에서의 혼란 등이 겹치면서다.


무엇보다 가장 큰 불안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 연준은 이번 달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이후 은행권의 외화 유동성이 크게 약화돼 있는 현실은 걱정을 키우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지난해 말 평균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09.2%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11.2%p 떨어졌다. 은행의 외화 LCR이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만큼 외환 위험 발생에 대한 대비 수준이 이전보다 나빠졌다는 의미다.


금융당국도 경고음을 내고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외화 유동성 수준이 국가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해 중장기 외화자금 조달과 수출기업 등 실수요자 중심 자금 공급 등을 통해 외화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이 최근 본격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나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장 크게 확산돼 있다는 측면에서 관련 리스크 관리가 사실상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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