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당’ 스태프 해고 논란 해결 없이 방송 강행
‘미남당’에서 배우 서인국이 박수무당과 프로파일러를 오가며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유쾌한 그들의 활극을 마냥 웃으며 보기에는 찜찜함이 남는다. 여전히 ‘미남당’의 일부 스태프들의 부당 해고 논란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남당’ 측은 이 논란이 없는 듯 방송을 이어나가면서, 드라마를 마음껏 즐겨야 할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월화드라마 ‘미남당’은 전직 프로파일러이자, 현직 박수무당 한준(서인국 분)이 펼치는 좌충우돌 수사를 담는 드라마다. 범인을 잡기 위해 박수무당이 된 프로파일러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긴장감을 유쾌한 톤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앞선 1, 2회에서는 화려한 말발의 소유자 남한준과 고객들의 정보를 캐내는데 능한 천재 해커 남혜준(강미나 분), 남다른 행동력으로 에너지를 불어넣는 공수철(곽시양 분) 등 점집 ‘미남당’을 운영하는 멤버들의 티키타카가 ‘미남당’의 유쾌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여기에 ‘한귀(寒鬼)’로 불리는 강력반 형사 한재희(오연서 분)가 한준과 미스터리한 사건을 두고 얽히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시청률 또한 안정적이었다. 첫 회 5.7%, 2회 5.6%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미남당’이이다. 다만 드라마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을 생각하면 ‘미남당’의 순항을 마냥 기쁘게만 즐길 수는 없다.
‘미남당’의 일부 스태프들이 ‘미남당’ 제작진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고, ‘근로기준법’에 맞는 근로 시간과 휴게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는 이들을 해고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던 것. 스태프들이 직접 나서 부당함을 호소하면서 문제 해결 전까지 첫 방송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었다. 물론 ‘미남당’ 측은 “스태프들과 합의 하에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했고, 계약서의 내용대로 주 52시간을 준수하며 촬영을 진행했다”고 부인했으나 거듭되는 스태프들의 의혹 제기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논란을 외면해왔다.
더욱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는 해당 논란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행사를 진행, 논란을 지워버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날 오전까지 방송스태프지부가 방송 규탄 기자간담회를 열며 사태 해결을 재차 촉구했으나, 이들 목소리가 전혀 닿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의 구현을 위해 분투하는 ‘미남당’ 주인공들의 활약기와 메시지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KBS는 앞서도 논란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애꿎은 시청자들만 찜찜함을 느끼게 했었다. KBS2 예능프로그램 ‘요즘 것들이 수상해’가 유튜브 채널 ‘요즘 것들의 사생활’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제작진은 “표절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지만 ‘요즘 것들의 사생활’ 측 또한 채널 출연자이면서 ‘요즘 것들이 수상해’ 출연했거나 예정된 이들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면서 재반박했다. ‘요즘 것들이 수상해’ 제작진은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은 채 방송을 이어나가고 있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고, 사과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는 것 역시 제작진의 몫이 아닐까. 논란에 소극적인 대응으로 해소되지 못한 의혹을 남기고, 이 논란을 아예 지워버리기까지 하는 KBS의 무책임함에 결국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