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최악 급등, 연준 1.00%p 인상 예상도
한은 연이어 '빅스텝' 가능성…"감당 어려운 이자 수준"
"패닉셀링은 아직, 더 버틸 것…최소 1년은 지나야 확인돼"
'패닉셀' 이미 시작 의견도 "집 던지는 집주인 늘어날 것"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대내외적 경제여건이 악화하면서, 매수자들이 공포에 질려 집 사기를 주춤하면서 거래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팔려는 사람은 있어도 '살 사람'이 없다. 고점인식 탓에 집값도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선 팔기도 버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와중 날이 갈수록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요약되는 3고(高) 경제 위기가 커지고 있어 결국 '매도'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일부 집주인들의 이탈은 있겠지만, 당장 '패닉셀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3일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첫 '빅스텝(0.5%p)' 인상을 단행했다. 사상 첫 3연속(4·5·7월) 인상 결정이기도 하다. 이번 조치로 연 1.75%인 기준금리는 연 2.25%로 높아졌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얼마나 어디까지 오를지 아직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물가가 어느 정도로 내려가면 멈추겠다하는 그 어떤 신호도 없다.
이런 와중 국내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금리는 인상 소식만 들려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1년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자이언트스텝(0.75%p)을 넘어서는 1.00%p라는 예상보다 더 큰 인상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 한은도 미국과의 금리 간극을 좁히기 위해 연이어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하면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 관련 대출을 받았거나 받아야 할 차주의 입장에서는 이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게 된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결국 수억원대의 대출을 받은 차주가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돌파하면서 '패닉셀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 패닉셀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고, 일부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이들을 제외한 집주인의 경우 시장의 추이를 살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자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르게 되면서,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나오긴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부채비율이 높거나 그런 이들에게 한정 될 가능성이 크다. 대다수의 집주인들이 패닉셀링에 나설 것이라 보긴 어렵다. 아마 한동안 시장의 추이를 살필 것"이라고 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팔려고 해도 살 사람이 없다"며 "팔려면 호가를 대폭 낮춰야 하는데 그러진 않고, 아마 버티려고 할 것이다. 그러다 버티다 버티다 안되면 매도에 나설 건데, 그게 몇 달내에 일어나진 않고 최소 1년은 지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패닉셀링은 이미 시작됐다는 의견도 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매물이 쌓여가고 있는 것을 보면 이미 패닉셀 현상은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며 "현재 버티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결국 셀링시장에 들어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가세하면 집값이 확연히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