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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스타 PD 대거 이탈…방송사 영향력 판도도 바뀔까


입력 2022.07.19 13:26 수정 2022.07.19 13:2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서혜진, TV조선 떠나 제작사 설립

CJ ENM 스타 PD 이탈 이어져

CJ ENM에서 정종연, 김민석, 박근형 등 스타 PD들이 대거 퇴사한데 이어, 최근에는 서혜진 국장을 비롯해 황인영, 이국영 PD 등도 TV조선을 이탈하면서 방송계 지각 변동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 13일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통해 댄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권영찬 PD가 사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다음 달부터 방송되는 ‘스트릿 맨 파이터’의 연출은 최정남 PD가 맡게 됐다.


TV조선 떠난 서혜진 전 본부장ⓒ뉴시스

권 PD 이전에도 ‘엄마는 예뻤다’의 민철기 PD와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김민석, 박근형 PD가 CJ ENM에서 퇴사한 뒤 JTBC로 이적한 바 있다.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를 연출한 정종연 PD와 ‘놀라운 토요일’의 이태경 PD도 퇴사 소식을 전했었다. 간판 PD들이 최근 몇 개월 사이 대거 이탈하면서 CJ ENM의 예능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TV조선의 PD들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미스트롯’, ‘미스터 트롯’을 기획하며 TV조선을 주목받는 채널로 성장시킨 것은 물론, ‘우리 이혼했어요’, ‘아내의 맛’ 등 젊은 층에도 소구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던 서혜진 제작본부장이 TV조선을 떠나 제작사 크레아스튜디오를 설립한 것. 여기에 서혜진 사단인 황인영 PD가 TV조선에 사표를 제출했으며, 이국용 PD도 퇴사를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과거에도 방송사의 간판 PD가 이적을 하는 사례들이 없지는 않았으나, 최근에는 방송국 이동은 물론, 디지털 또는 OTT 콘텐츠를 제작하는 제작사로의 이동까지. 방송국을 떠나 다양한 시도를 하는 PD들이 늘고 있다. 콘텐츠를 선보일 창구가 많아지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이유다.


한 예능 PD는 “예전에는 방송국에 소속되어 있는 것을 가장 최우선으로 여겼다면, 지금은 오히려 제약이 있다고 여기기도 한다. 플랫폼이 다양해진 만큼 선택의 폭이나 기회가 더 다양해지기도 했다. 물론 어디가 더 좋고,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보다는 어떤 콘텐츠를 선보이는지에 더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자신의 역량을 입증한 스타 PD들의 이적이 만들 여파가 더욱 크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과거 지상파에서 케이블, 종편 등으로 이동해 좀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며 채널 색깔을 구축했던 CJ ENM의 이명한, 나영석 PD 등이 있었다면, 채널 영향력보다 콘텐츠의 힘이 커진 현재 그들의 이적이 더 큰 여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어느 정도의 영향은 체감이 되고 있다. 우선 CJ ENM과 TV조선은 이들이 배출한 킬러 콘텐츠를 어떻게 이어나갈지, 또는 어떤 새로운 대표 콘텐츠를 만들어낼지, 어려운 숙제들을 안게 된 상황. 콘텐츠 경쟁력의 하락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정 PD의 퇴사 소식이 알려진 직후,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추리 예능 ‘대탈출’, ‘여고추리반’의 팬들은 ‘이제 새로운 시즌은 이어지지 않는 것이냐’, ‘다음 시즌은 어디서 제작되는 것이냐’라며 시리즈 중단을 우려하는 반응들을 내놓은 것. ‘미스터 트롯2’ 제작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서 전 본부장이 MBN과 손을 잡고 ‘불타는 트롯맨’을 제작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판도도 바뀔 것이라는 추측이 이어지기도 했던 것. ‘미스트롯’ 시리즈와 ‘미스터 트롯’을 통해 트로트 팬들과의 신뢰를 쌓아온 TV조선이지만, 서 전 본부장의 제작 역량은 물론 콘텐츠의 내용에 따라 팬층이 얼마든지 이동할 수 있다는 추측들이 오고 간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일부 창작자가 상황을 뒤흔들 것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각 채널들도 이제는 킬러 콘텐츠를 꾸준히 배출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역량이 뛰어난 제작자를 모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또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내기만 하면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PD들의 이적이 어떤 여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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