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2시, 경찰인재개발원서 회의 시작…오프라인 참석 56명, 온라인 참석 133명
류삼영 "경찰국 설치, 타당한지 논의할 것…적합 대책 마련해 적절히 대응"
전국의 각 지역 경찰서장 등 총경급 경찰관들이 경찰국 설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소집해 논의에 들어갔다. 총경급 간부들이 특정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 회의를 소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23일 오후 2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최규식홀에서 열렸다.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이 회의를 제안했고, 전국의 총경급 경찰관들 호응하에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총경급 경찰관 189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오프라인 참석자는 56명, 온라인 참석자가 133명이다. 이외에도 350여명의 총경들이 무궁화 화분을 통해 지지 의사를 보냈다. 해당 화분에는 '국민 경찰'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전국의 경찰서장은 약 600명이다.
이날 회의에선 행정안전부 내에 경찰국을 설치하는 문제에 대한 타당성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류 서장은 회의 시작 전 "오늘 회의에서는 갑자기 진행된 행안부 내 경찰국 설치가 어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타당한지 한 번 심도있게 논의해볼 것"이라며 "적합한 대책을 마련해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국 설치 등은 시민 인권하고도 직결된 사안이므로 서장급 지휘부도 상황을 무겁게 바라보고 있다"며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70~80년대 민주투사들의 목숨으로 바꾼 귀한 것이고, 30년 동안 잘 진행이 돼 왔는데 하루아침에 두 달 만에 이렇게 졸속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어떤가 잘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반대와 경찰 지휘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이 장관은 지난 22일 "대단히 부적절하게 생각한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지난 21일 총경급 간부들에게 회의 개최를 만류하는 메일을 보냈다. 그는 "전국 총경급 회의에 적지 않은 우려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민의 눈에 비친 스스로의 위치와 직분을 생각해 신중한 판단과 실행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숙고해달라"고 했다.
회의 중단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촉구했다. 김 청장은 지난 22일 서울 관내 서장들에게 "오는 23일 서울엔 5000여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집회와 크고 작은 상황이 예정돼 있다"며 "본연의 업무에 작은 차질이라도 생긴다면 경찰 중립성과 책임성 확보를 위한 여러분의 진정어린 뜻이 국민께 왜곡돼 전달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