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혹세무민하니 앙천대소 할 일"
전여옥 "李대표 인생이야 말로 양두구육"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 받은 '내부총질' 문자 메시지에 대해 '양두구육'(羊頭狗肉·겉과 속이 서로 다름)이라고 반발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당 안팎의 비판이 거제지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본인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에 대해 "양두구육이라니?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惑世誣民·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인다) 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仰天大笑·어이가 없어서 하늘을 쳐다보고 크게 웃음)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꺼낸 '지구를 떠난다'는 표현은 지난해 3월 당대표 취임 전 한 유튜브 방송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고 윤 전 총장(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어떡할 거냐고 하더라. 지구를 떠나야지"라는 이 대표의 발언을 비꼰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과거 이 대표의 '지구를 떠난다'는 발언을 소환하면서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전 전 의원은 전날 본인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윤 대통령 인내심 참 대단하다"며 "외부 총질이라곤 한 번도 한 적 없는 '내부 총질러' 그냥 무시해도 된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떠난다'더니 겨우 울릉도로 떠났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 전 의원은 같은 글에서 이 대표의 '양두구육' 발언을 비판하기도 했다. 전 전 의원은 이 글에서 2011년 이 대표가 정치에 첫발을 디뎠을 당시 함께 방송에 출연했을 당시 진행자가 이 대표에게 "전여옥 의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배신자죠"라고 답변했다는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전 전 의원은 "홍패를 든 박위병 같았지만 '27살 젊다는 게 뭐냐, 눈치 안 보고 이야기하는 거지"라고 생각하면서 웃었다"고 회상했다.
전 전 의원은 "그런데 방송이 끝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준석이 헐레벌떡 저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한테만 하던 90도 폴더인사를 하지 뭐냐"라며 "이 대표는 이후 전 의원의 손을 부여잡고 '의원님, 반가웠습니다. 저 밥 좀 한번 사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 전 의원은 "순간 가벼운 현기증이 왔다. '와, 진짜 소름 끼치는 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무서운 애어른'이었다. 5·6선 넘는 산전수전 다 겪은 70(세) 넘은 정치인도 웬만해선 안 하는 짓을 27살 어른애가 제 눈앞에서 하니 진짜 공포스럽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청년 호소인', 자타공인 '내부 총질러'가 양두구육을 이야기한다. 역시 왕 소름 돋는다. 이준석이야말로 '양두구육' 원조남"이라며 "11년 전 제 앞에서 하던 짓을 똑똑히 기억하는데 '나는야 순박한 울릉도남'하며 모든 것이 솔직해서 좋다고 한다. 그대 인생에서 양두구육 아닌 적 있었는지 이야기 좀 해보시지"라고 비판했다.
앞서 울릉도에 체류 중인 이 대표는 전날 본인 페이스북에 "그 섬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며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양두구육)"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여기서 '그 섬'은 정치 일번가인 여의도를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공개 설전에도 윤 대통령의 의중은 다를 것이라 믿었던 이 대표가 진심을 확인하고 응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 중징계에도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전국을 돌며 장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