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볼챌린저컵 3위로 가능성과 희망 밝혀
한선수와 신영석 이을 세터와 센터 자원 발굴 과제
한국 남자배구는 안방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대회에서 8개 참가 팀 중 3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밝혔다.
이번 챌린저컵 우승으로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복귀한 뒤 랭킹 포인트를 쌓아 2024년 파리올림픽과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린다는 계획은 무산됐지만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로 남자배구도 국제무대서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은 평균 신장이 월등히 높았던 호주와 8강전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고, 4강전에서는 튀르키예를 상대로 0-3으로 패했다. 하지만 강호 튀르키예를 상대로도 매 세트 접전을 펼쳤다. 한 때 10-6까지 앞서나갔던 2세트를 잡았다면 승부는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허수봉(현대캐피탈)의 발견은 가장 큰 수확이었다.
허수봉은 정지석(대한항공)과 전광인(현대캐피탈)이 빠진 배구대표팀에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라이트로 나선 허수봉은 호주와 8강전서 양 팀 최다인 33점을 올리며 맹활약했고, 튀르키예전에서도 양 팀 최다인 23점을 기록했다.
또한 향후 한국 남자 배구를 이끌 차세대 선수들인 1999년생 동갑내기 임동혁(대한항공), 임성진(한국전력)의 활약도 빛났다.
체코와의 3-4위전 2세트부터 투입된 임동혁은 양 팀 최다인 33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78%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차세대 국가대표 라이트 공격수다운 활약을 펼쳤다.
호주와 튀르키예를 상대로 원포인트 서버로 등장해 날카로운 서브를 기록했던 임성진도 체코전에서는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 받으며 15득점을 기록했다.
발리볼챌린저컵 우승 실패로 사실상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한국 배구가 좀 더 국제무대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세터와 센터 발굴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임도헌 감독은 이번 발리볼챌린저컵 우승을 위해 한선수(대한항공)와 신영석(한국전력), 최민호(현대캐피탈) 등 베테랑 선수들을 모두 소집했다.
한선수는 이번 대회 주전으로 나서며 수준급 볼 배급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센터 신영석과 최민호도 높이에서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사실상 여기까지다.
당장 오는 7일부터 14일까지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배구연맹컵에 베테랑 선수들은 대거 제외될 전망이다. 아시아배구연맹컵서는 이들의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
그나마 한선수의 공백을 메울 세터 자원은 황택의(KB손해보험), 하승우(우리카드)라는 쟁쟁한 후보자들이 있다. 하지만 센터에서는 주전을 맡아줄 적임자가 보이지 않는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경쟁국에 비해 항상 높이가 열세인 한국 입장에서는 중앙에서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줄 센터를 확실하게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