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과 비주전 선수들 간 벌어진 격차, 플랜B 뚜렷한 약점
유럽파 핵심 전력들, 부상 없이 본선 합류 바라야 하는 상황
벤투호는 6월 A매치 기간 치른 네 차례 친선전과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플랜B의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부상으로 빠지자 6월 네 차례 친선전에서 8골이나 내주며 불안감을 키웠고, 지난달 27일 한일전에서도 3골이나 내주며 수비가 무너졌다.
벤투호 캡틴이자 대체불가 공격수 손흥민(토트넘)의 존재감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제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불과 4개월만 남겨둔 시점에서 극적인 전력 상승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선수기용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파울루 벤투 감독은 파격적인 실험보다는 자신이 선호하는 선수들 위주로 베스트11을 꾸렸고, 이는 주전과 비주전 선수들의 격차를 키웠다. 특히 벤투 감독은 주장 손흥민을 6월 A매치 4연전에 모두 선발로 풀타임 가까이 뛰게 하며 그가 경기서 빠지게 되는 경우를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본선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가운데 목표로 삼은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베스트 전력이 최정상 컨디션으로 임하는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현재 벤투호는 상당한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손흥민과 김민재를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튼), 황의조(보르도), 이재성(마인츠) 등 핵심 선수들이 빠지게 되면 이를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해도 그 안에서 변수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과거를 돌아봐도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낭패를 겪었던 적이 종종 있다.
황선홍은 1998 프랑스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열린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큰 부상을 입어 끝내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주공격수가 부상으로 낙마한 한국은 1무 2패의 처참한 성적으로 조 최하위에 머물렀고, 당시 사령탑이었던 차범근 감독이 대회 도중 경질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2006년 당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이동국도 그 해 독일월드컵을 2개월여 앞두고 리그 경기 중 십자인대파열 부상을 당하며 꿈을 접어야 했고, 한국도 본선에서 1승1무1패의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이상을 염원하는 축구팬들은 월드컵 본선이 열리기 전까지 혹여나 손흥민 등 유럽파 주축 선수들이 경기를 뛰다 부상을 입지는 않을까 가슴을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