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행진곡 울려퍼지면서 3명의
당대표·8명의 최고위원 후보 입장
좌중의 대의원·권리당원들, 후보
호명될 때마다 박수·함성으로 맞이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강원도에서 막을 올렸다. 3명의 당대표 후보, 8명의 최고위원 후보가 저마다 자신이 지도부 적임자라며 대의원과 권리당원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은 28일 오전 강원 원주시 한라대학교 대강당에서 권역별 순회경선 첫 합동연설회를 열었다.
항공 드라마 '굿 럭!!'의 테마곡 '디파쳐'가 경쾌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11명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입장하자 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들은 일제히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단상에 오른 후보자들은 한 명 한 명 호명될 때마다 손을 흔들어 환호에 답례하거나, 자신의 기호를 상징하는 손가락을 들어보이거나,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등 각양각색의 모습을 보였다.
11명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이 모두 손을 맞잡아 들어올린 뒤, 강훈식·박용진·이재명 의원(선수순. 동일 선수시 가나다순) 3명의 당대표 후보와 서영교·정청래·박찬대·송갑석·고민정·고영인·윤영찬·장경태 의원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은 별도로 포토타임을 가졌다. 이후 개회선언, 국민의례, 대회사 순으로 본격적인 합동연설회가 시작됐다.
당대표 후보들, 합동연설 통해 공방
강훈식 '대세가 아닌 파격을 통한 승리'
박용진 '김대중의 민심, 노무현의 상식'
이재명 '이기는 민주당, 이재명은 한다'
강훈식 의원은 '익숙한 대세가 아닌 파격을 통한 승리' '새롭고 강력한 젊은 수권정당 강훈식'을 내세웠다.
이날 연설에서 강 의원은 "변화의 열망이 무명의 강훈식을 당대표 후보로 만들었고, 전진의 기세가 40대 강훈식을 이 자리에 세웠다"며 "재집권으로 가는 변화와 전진, 나 강훈식이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은 이래서 밀어내야 하고, 박용진은 저래서 쳐내야 한다면 민주당은 도대체 누구와 함께 한다는 것이냐"며 "나 강훈식이 검찰의 표적이 된 이재명을 외롭게 두지 않고, '소신파' 박용진이 소외되지 않게 만들겠다"고 자임했다.
나아가 "민주당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강훈식이 승리하는 파격을 선택해달라"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을 잇는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네 번째 대통령을 만드는 그날, 그 가슴 뛰는 날을 위해 기호 3번 강훈식을 당대표로 기용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용진 의원은 '김대중의 민심, 노무현의 상식, 문재인의 포용' '함께! 새롭게! 대박 민주당!'을 부각했다. '대박'은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에 맞서 박 의원이 밀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로 '(오늘부터) 대표는 박용진'이라는 의미다.
박 의원은 연설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자신 때문에 낙선한) 동지들과 당원들에게 '셀프공천'에 대해 한마디 해명도, 사과도 없었다"며 "오히려 당원들이 자신의 출마를 원했고 여의도 정치권만 반대했다면서, 당의 승리를 생각해 계양을 출마를 반대한 사람들을 몰아세우고 있다. 또다른 남탓이자 동문서답·적반하장"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어느 특정인을 위해 당헌을 개정한다면 이보다 더한 사당화가 어디 있겠느냐"며 "누구 하나 살리자고 국민의힘만도 못한 당헌을 만든다면 선당후사는 커녕 말그대로 '나만 살고 당은 죽이는' 자생당사(自生黨私), 사당화 노선"이라고 질타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의원·권리당원들이 고성과 야유로 연설을 훼방하자 박 의원은 "하다하다 우리 민주당이 이런 일까지 겪어야 하느냐"며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많은 당원들이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의원은 석패했던 지난 3·9 대선 시절의 영상을 적절히 편집해 활용하면서 '이기는 민주당, 이재명은 합니다'를 내세웠다.
이 의원은 "지구당 부활과 원외위원장 후원 허용을 확실히 추진하겠다"며 "당세가 취약한 전략지역에는 비례대표를 우선 배정하고, 주요 당직 부여는 물론 일상적인 정치활동이 가능하도록 인적·물적 지원을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소통 창구를 대거 늘려 당원과 당의 거리를 좁히고, 당원이 주인인 민주정당을 만들겠다"며 "정권 창출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단결하고 통합하는 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현 정권을 향해서는 "무능력·무책임·무기력의 3무 정권"이라며 "이에 맞서 퇴행과 독선을 바로잡고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게 바로 우리 당의 책임"이라고 규정했다.
서영교 "김건희·김핵관 끊어낼 전사"
박찬대 "'이기는 민주당' 만들어야"
송갑석 "우리 당이 수도권 정당 전락"
장경태 "젊음과 혁신 전진배치하겠다"
8명의 최고위원 후보자들은 상호 공방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는데 집중했다.
'민주당의 핵사이다'를 자처하고 나선 서영교 의원은 "윤석열과 윤핵관을 끊어내고 김건희와 김핵관까지 마저 끊어낼 여전사 서영교 기호 2번"이라며 "기호 2번으로 국민의힘 기호 2번을 확실하게 끊어낼 것"이라고 자처했다.
박찬대 의원은 '이기는 민주당'을 부각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집권 기반을 만들어 2년 뒤에 있을 총선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데, 그 시작이 바로 이 전당대회"라며 "어떤 당대표, 어떤 지도부가 들어서야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호남 대표'로 지도부 입성을 노리는 송갑석 의원은 "여덟 명의 최고위원 중 단 한 명 뿐인 비(非)수도권 후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 당이 수도권 정당으로 전락하고 말았느냐"고 강원 표심을 공략했다.
그간 코로나19 투병으로 인해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못했던 윤영찬 의원은 첫 본경선 연설에서 "민주당을 완전히 바꾸는 기적 같은 변화를 강원도에서 시작해달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 문재인 대통령의 '포용 정책'…… 가장 민주당다웠던 우리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나 윤영찬을 지도부로 세워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과 '미래'를 정면에 내건 장경태 의원은 "우리는 이기는 혁신의 길로 가서 국민에게 더 간절하고 더 절박하고 더 낮은 자세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전(前) 혁신위원장으로서 우리 당에 젊음과 혁신을 전진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