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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구매' 미루는 소비자들…삼성·LG, 돌파구로 '플랫폼+콘텐츠' 찍었다


입력 2022.08.24 14:28 수정 2022.08.24 14:3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하드웨어 부문에선 '초대형 프리미엄' 공세

소프트웨어는 'TV 플랫폼에 콘텐츠' 확장

LG,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 공급망 확대

삼성, 게임 등 TV관련 콘텐츠 확충에 몰두

6월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M엔터테인먼트와 홈 피트니스 분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Fitness Candy)' 출범식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LG전자


코로나 특수를 끝으로 글로벌 TV 시장의 수요 위축이 현실화되며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불황을 맞이한 가전업계가 프리미엄 TV 판매 공략에 이어 플랫폼 공급을 확대하며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게임 등의 콘텐츠 기능을 자사 플랫폼에 더하거나 스마트 TV 운영체제를 확장해 새 수익원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TV 플랫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먼저 LG전자의 경우 최근 유럽 시장에서의 플랫폼 사업 강화를 위해 '알폰소' 영국법인을 신설했다. 알폰소는 TV 콘텐츠 데이터 분석 기업으로 지난해 LG전자가 인수한 곳이다.


LG전자는 알폰소가 가진 독자기술인 자동내용인식(ACR) 솔루션을 지난해 말 미국에서 판매 중인 LG 스마트TV에 적용했다. 이는 시청 고객의 콘텐츠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추천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해당 기능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에서도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LG전자는 그간 자사제품에만 탑재해온 스마트용TV 운영체제 웹OS 공급을 외부 제조사로도 공급한다. 이는 스마트폰처럼 TV를 인터넷에 연결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는 등 각종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올해 TV 업체 200여곳에 웹OS 공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웹OS를 공급한 기업은 20여 곳으로, 약 1년 만에 공급처를 10배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그간 LG TV 판매라는 하드웨어적인 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사업으로 뻗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확보에서 나아가 콘텐츠도 확충하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6월에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합작법인 피트니스 캔디를 출범시켜 '홈 피트니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웹OS 기반 TV에서 원격으로 홈 피트니스 수업을 받고, 주변 기기를 결합한 신개념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앱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형 삼성 Neo QLED 8K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연동 서비스인 '게이밍 허브'를 실행한 모습.ⓒ삼성전자

LG와 달리 '타이젠' 운영체제를 쓰는 삼성전자는 TV 관련 콘텐츠를 늘리는 방향에 주력하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게임 등의 산업을 접목해 TV 활용도를 올리는 방안이다. 지난달 출시한 '게이밍 허브'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게이밍 허브는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연동 서비스로, 게임 앱 뿐 아니라 ▲최근에 실행한 게임 ▲추천 게임 ▲게임 관련 동영상 ▲인기 신작의 트레일러 등 관련 정보를 하나의 화면에서 제공하는 기능이다. 별도의 기기나 연결없이 모니터나 TV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게임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2022년형 Neo QLED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최대 4K@144Hz의 고주사율과 빠른 반응 속도, 화면 찢김 현상을 최소화하는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 등을 TV 최초로 인증 받아, 전통적인 TV 시청용 보다는 게임 디스플레이로서의 기능을 부각시킨 것이다.


현재 글로벌 TV 전체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은 점유율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니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금액 기준 상반기 합산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각각 합쳐 48.9%다. 지난해 50.1%를 기록했던 것에 못미쳤지만 여전히 세계 시장 1~2위를 나란히 하고 있다. 전통적인 TV 시장에서의 수익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전통적인 가전 제조사'에서 벗어나 플랫폼 사업으로 수익 판로를 확장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자 배경이다. 다만 플랫폼 시장에서의 선두는 여전히 구글과 안드로이드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용 플랫폼과 콘텐츠로 맹렬히 추격한다는 포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TV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6.8% 하락한 4517만대를 기록했다. 전체 TV 출하량 전망은 당초 2억1700만대로 예상했다가 2억1200만대로 내려왔다. 수요 전망이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28분기 만에 영업익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여전히 하드웨어 기술 측면에서도 국내 기업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서도 "판매단가가 높고 수요가 있는 프리미엄 판매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장기적 측면에서는 소프트웨어 영역의 전략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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