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대형마트 찾아 줄서는 ‘얼리어닭터’로 변신
외식업계, 담담…“과거 즐겨먹던 맛·품질로 돌아올 것”
전문가 “외식 등 한국의 산업 구조 뜯어보는 계기로 작용”
서울 종로구 젊음의 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반값’ 메뉴가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프랜차이즈 본사 이익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홈플러스의 ‘당당치킨’이 역마진 상품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고물가로 허덕이던 소비자들의 화살이 외식시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외식업계에서는 이번 유행이 외식산업 자체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바라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반값 메뉴들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 상품’의 성격이 큰 데다, 대형마트와는 타깃층과 수익모델 등 시장 자체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반값 메뉴에 불을 지핀 곳은 홈플러스다. 지난 6월 30일 당당치킨을 출시하면서 잔잔하던 외식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프랜차이즈의 3분의1 수준의 가격으로 선보이면서 홈플러스도 예상하지 못 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은 값싼 치킨을 구입하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아 줄을 서는 ‘얼리어닭터’가 됐고, 매일 치킨 매대 앞에는 쇼핑카트 부대가 100m에 이르는 줄을 이루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급기야 중고거래 플랫폼에 ‘오픈런’으로 구매한 치킨을 판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외식업계 표정은 담담하기만 하다. 업계 종사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형성된 시장이 다르다는 게 핵심이다. 소비자들이 마트치킨을 경험해보고 난 뒤 제값을 하는 상품으로 다시 몰릴 것이란 반응도 뒤따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마진이 크지 않은 상품을 대형마트가 계속 끌고 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줄을 서서 사먹고 있지만, 결국엔 이전에 즐겨먹던 맛과 품질을 찾아 수요는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대형마트가 시장을 뒤바꿀만한 물량으로 제품을 확대할 경우 골목상권 침해 논란 다시 재현될 가능성 높다는 이유에서 안심하는 모양새다. 실제 지난 2010년 12월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의 경우 출시 일주일 만에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프레임에 갇혀 좌초된 바 있다.
최근에도 골목침해 목소리는 적지 않다. 그러나 과거 인식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소비자는 치킨의 다양한 맛 만큼이나 다양한 가격대를 선택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이들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다. 상품이 다양해질수록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크다.
반값 메뉴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은 또 있다. 외식가격 인상을 절제하는 효과가 클것이라는 분석이다. 외식업계는 지난해부터 원재료값 인상 등을 이유로 잇따라 메뉴 가격을 상향 조정한 바 있는데, 여기서 더 올릴 경우 소비자들이 완전히 돌아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반값치킨을 시작으로 피자, 맥주 등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외식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지금의 기조로는 당분간 외식 가격 상향 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반값치킨 출시를 계기로 외식과 유통업계를 넘어 한국 산업의 구조를 뜯어보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바라보고 있다. 과도한 마케팅 비용 등을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으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골목상권 프레임을 씌워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이번 반값 제품을 계기로 바뀔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인지도가 이미 높은 브랜드들은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여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제품을 선보일 시기”라고 일침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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