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총 열고 3시간 넘긴 마라톤 회의
오전에는 '당헌·당규 개정' 논의 시작
권성동 "비대위 구성 말고 대안 있나"
당 중진들, 오후에 '권성동 사퇴' 주장
국민의힘이 30일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마라톤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전에는 비대위 출범 사전 작업에 해당하는 당헌·당규 개정을 논의했으며 오후에는 자유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 주장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새 비대위 출범 및 권 원내대표 사퇴 등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의총에서 어떠한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제106회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새 지도부 체제에 대한 논의에 돌입했다. 개회 이후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오전 회의에선 권 원내대표가 주장한 '현 비대위 시한부 존속, 새 비대위 구성'에 필수 선결 요소인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의총에서 모두발언에 나선 권 원내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새로운 비대위원회 출범 말고 어떤 대안이 있는가"라며 "최고위 체제 복귀는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새 비대위는 의총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의결한 내용인 만큼 자신의 결의를 자신이 준수하는 건 정당의 책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총 의결에도 불구하고 당내 반발이 적지 않았다. 5선의 조경태 의원을 시작으로 윤상현(4선)·안철수(3선)·김태호(3선) 등 중진 의원들이 새 비대위 체제 전환보단 권 원내대표 사퇴 후 새 지도부 구성에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특히 당헌 개정을 위해서는 협조가 필수적인 서병수 전국위원회 위원장이 당헌 개정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며 지도부와 대치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이 같은 반발을 뒤로 한 채 지난 27일 의총에서 논의됐던 '새 비대위 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 당대표의 성 상납 의혹 무마 시도가 윤리위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며 "당헌·당규에 의거해 당대표 사고로 규정하고, 의원총회 추인을 거쳐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출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7월 말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사퇴로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 전환을 했는데 당시 제 기억에는 한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대위 출범에 찬성했다"며 "지난 26일 법원이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을 인용했고 27일 또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가처분 이의신청 및 당헌·당규 재개정과 새 비대위 출범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가처분 결정을 통해 향후 논란의 소지를 없애고 같은 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현행 당헌·당규를 좀 더 세밀하게 개정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다"며 "법원과의 무조건적인 대립이 아닌, 현 상황을 치유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고 이 역시 의원총회 결의 사항"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오전 의총에선 당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을 중심으로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진행됐다. 유 의원은 의총 중간 취재진과 만나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궐위 시 비상상황 규정 문안은 논의가 있었다"며 "어느 시점에 동시에 4명이 다 그만두면 전당대회를 통해 뽑힌 최고위원회 자체가 불신을 받는 상황이 된다. 그런 상황이라면 앞으로 비대위로 가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오후 2시부터 재개된 의총에선 권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오후부터는 아마 본격적으로 자유토론이 이어질 것이고, 저도 그때 가서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정면에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오후 의총 중간 취재진과 만난 윤상현 의원은 "현재 원내대표가 리더십, 동력, 명분 등이 없기 때문에 새 원내대표가 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우리는 여권 발 막장 드라마를 피치 못하게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있다. 우리가 결단해야하지 않겠나. 이런 식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새 비대위 구성하는 건 한 마디로 민심을 역행하는 것이다. 민심 거스르는 것은 정치도 순리도 상식도 아니라는 말씀을 의총장에서 드리고 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