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비상대기하며 밤새 태풍 상황 점검
참모진에 "긴장의 끈 놓지 말라" 거듭 당부
"오늘 내일 안심 못 해"…사후관리도 집중
피해 상황 점검 후 심각 지역 직접 찾을 듯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한반도 위험지역을 빠져나간 가운데, 전날부터 대통령실에서 24시간 비상대기를 하며 '밤샘 대응'에 나섰던 윤석열 대통령은 "긴장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라며 사후 관리와 추가적인 안전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예고한대로 사저에 귀가하지 않고 밤새 대통령실 집무실과 청사 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드나들며 회의를 주재하고 피해 현황과 대응태세 점검에 나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밤 9시 반 집무실에서 회의를 연 데 이어 11시 40분부터 위기관리센터에서 CCTV 영상을 통해 힌남노의 상륙 상황을 지켜보며 유희동 기상청장에게 진로와 풍속 등을 보고받았다.
유 청장이 "6일 아침까지가 최대 고비"라 보고하자 윤 대통령은 "비상 상황을 지방자치단체 및 소방청 등 관계 기관과 실시간으로 공유해달라"고 당부를 전했다.
또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에게도 "지금 경찰 24개 기동부대가 사전 순찰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지 지리를 잘 파악하고 있을 지방자치단체 공직자들과 협조해 만일에 있을지 모를 취약지대 피해를 살펴달라"고 주문했다.
이상민 장관은 윤 대통령의 주문에 "즉각 시행하겠다"라며 "심야 시간이라도 즉각 재난 문자를 발송해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안내할 것"이라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에도 취침에 들지 않고 힌남노가 접근한 제주 지역의 현장과 태풍 예상 경로 예측 화면을 살펴보며 시시각각 변하는 태풍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새벽 5시 재차 센터를 찾은 윤 대통령은 30분 동안 힌남노의 진행 상황을 점검했고, 당시 힌남노가 경상남도 거제 부근에 상륙한다는 소식에 "지금 남해안의 만조시간과 겹치는 만큼 해일이나 파도 넘침으로 인한 주민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통영과 창원, 부산 등의 해안 상황을 점검한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태풍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달라"고 전한 뒤 오전 7시 25분 재차 회의를 소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를 상기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침수 진행 이전에 주민을 사전에 대피시키고 도로를 통제하는 철저한 대비"라 강조했다.
이상민 장관이 부산·경남 등지에서 간밤에 있었던 주민 대피 인도 상황을 보고하자 윤 대통령은 "주민이 한 분이라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정부가 한발 앞서서 신속하게 나서달라"며 "주민 안전에 더욱 몰입해달라"고 독려했다.
또 산사태 우려 지역을 거론하며 "이런 곳들은 벽지와 오지마을일 가능성이 높고, 노약자 분들의 대피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니 구조·구급 관계자 분들이 이분들을 직접 모셔갈 수 있을 정도의 대비 태세를 갖춰달라"고 요청했다.
회의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은 오전 8시 10분경 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직접 브리핑에 임했다. 그는 "사후관리나 안전 대책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라며 "중요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지만 오늘과 내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니 잘 지켜봐달라"고 강조했다.
'힌남노'가 한반도를 빠져나가며 긴급상황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계속해서 비상대기 체제를 유지하며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할 전망이다. 이날 오전 예정됐던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도 윤 대통령을 비롯한 각 국무위원들의 태풍 대비 활동으로 인해 연기가 결정됐다.
전국적인 피해 상황을 점검한 뒤, 정도가 심각한 지역엔 한덕수 국무총리 등과 함께 직접 방문해 현장을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현장 방문은 피해 복구와 지원에 대통령의 방문이 저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피해를 확인하고, 즉각적으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대통령의 보다 빠른 지침과 지시사항 체계로 주민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에서 판단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