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尹에 '민생 경제 영수회담' 재차 제안
민생·현장 소통 행보 집중…14일 봉하行
사법리스크 대응 및 尹 공세는 원내 일임
고민정 "투트랙 하다 다 놓치는 경우 많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데 이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초선·인천 계양을)는 '사법 리스크' 대응에는 철저히 거리두기를 하며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위원장 김태년 의원) 출범식에서 "민생에는 피아(彼我)가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차 '민생 경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어 물가 상승, 쌀값 폭락, 환율 불안, 미국의 한국 전기차 패싱, 초부자 감세 정책, 지역화폐 정책, 노인·청년 일자리 정책, 영구 임대 주택 예산 등을 언급하며 "현실적 위기에 더해 정부의 안이한 태도, 서민 삶을 더 악화시키는 잘못된 예산·재정 정책,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초부자 감세에 대해 민주당은 앞으로 확실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출범식 모두발언만 한 뒤 자리를 떴다. 이 대표는 검찰 송치에 대한 입장과 대응 방안 등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은 채 국회를 빠져나갔다.
이 대표는 현장 소통 행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7일엔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을 찾은데 이어 검찰 불구속 기소 소식이 전해진 8일엔 용산역 귀성 인사와 지역구에 있는 인천 계양산 시장을 방문했다. 14일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 기념관인 '깨어있는 시민 문화 체험 전시관'을 방문한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예방할 예정이다. 오는 15일에는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타운홀 미팅을 가진 뒤 16일에는 현장최고위원회의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연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일 광주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첫 현장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본인과 관련된 의혹들에 대해 왈가왈부 하거나 방어하는 것도 웃기지 않겠느냐"며 "제1야당 대표로서 본인은 민생에 집중하고, 사법 리스크 대응은 원내지도부에 맡기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동안 원내지도부와 당내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위원장 박범계 의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대여 공세에 주력하고 있다. '투트랙 전략'이다.
다만 원내지도부 일각에선 투트랙 전략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현실에서 투트랙이 동시에 일어나기는 정말 어렵다"며 "그러다가 두 마리를 다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께서는 계속 민생 이야기만 하고 있는데, 최고위원들도 (거기에) 발 맞춰 과도하다 싶을 만큼 민생에 힘을 기울여야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