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피언스리그 스포르팅전 슈팅0·최저평점
최근 부진 속에도 콘테 감독 전폭적 신뢰로 선발 출전
달라진 환경도 부진 요소..콘테 감독 해법 내놓아야
콘테 감독 신뢰 속에도 손흥민(30·토트넘)의 골 침묵은 벌써 8경기 째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각) 포르투갈 리스본서 펼쳐진 ‘2022-23 UEFA 챔피언스리그’ D조 2차전(vs스포르팅)에 해리 케인·히샬리송 등과 선발 출전했지만 후반 28분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한 채 선발 멤버 중 유일한 교체 카드가 됐다.
지난 시즌 ‘EPL 득점왕’에 등극할 만큼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 들어 개막 이후 8경기 째 1골도 넣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을 믿고 선발로 투입한 토트넘의 콘테 감독은 예상 밖의 0-2 완패 성적표를 받아들고 “아쉽다”며 고개를 숙였다.
케인과 히샬리송도 스포르팅 수비라인을 뚫지 못했다. 페리시치와 에메르송을 적극 활용한 측면 공격도 날카로움을 잃었다. 손흥민도 활발하게 움직이긴 했지만 슈팅은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스피드를 동반한 특유의 드리블 침투도 볼 수 없었다.
지켜보던 콘테 감독도 손흥민을 빼고 데얀 클루셉스키를 투입했지만, 스포르팅 막판 공세에 연속골을 얻어맞고 시즌 첫 패배를 맛봤다. 1차전에서 마르세유를 완파한 토트넘은 스포르팅에 0-2로 지면서 조 2위에 머물렀다.
토트넘의 시즌 첫 패배 속에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저평점을 매겼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 대해 “침투 시도는 있었지만 위협적이지 않았고, 공격 진영에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축구 전문매체 90MIN도 손흥민의 움직임을 놓고 “여전히 답답했다. 공격 상황에서 너무 생각이 깊다”며 부진을 꼬집었다.
8경기 째 선발 출전하고 있는 손흥민의 침묵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 희망을 품게 했지만, 이날도 골은 없었으며 팀의 첫 패배도 막지 못했다. 손흥민 선발을 고집하는 콘테 감독을 향한 비판의 수위도 높아질 전망이다.
현지에서는 “콘테 감독이 부진한 손흥민을 쉬게 하면서 그의 활용도를 끌어올릴 전술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케인과 최고의 케미를 자랑하며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케인이 중원까지 내려와 볼을 받은 뒤 수비라인 뒷공간으로 패스를 찔러주면 손흥민이 질주하며 침투해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히샬리송이 합류한 올 시즌에는 케인의 무게가 공격 진영에 쏠리면서 손흥민에게 제공되는 기회가 적어졌다.
왼쪽 윙백으로 영입한 페리시치도 왼쪽 공격수 손흥민을 거치기보다 직접 크로스를 올리는 스타일이다. 손흥민이 볼을 소유할 기회가 줄었고, 질주할 공간도 사라진 이유다.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면 겪는 당연한 과정이다. 득점왕이라는 부담과 높아진 기대치 아래서 손흥민이 풀어야 할 과제다. 콘테 감독도 손흥민을 향한 전폭적인 신뢰도 좋지만, 현지언론들 지적대로 손흥민의 활용도를 끌어올릴 전술적 솔루션을 내놓아야 한다. 손흥민이라는 핵심 자원을 살리지 못한다면 콘테 감독이 말하는 ‘야망’을 품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