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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탤런트 잃은 여자골프, 윤이나만의 문제일까


입력 2022.09.21 15:42 수정 2022.09.21 15:4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윤이나 3년 징계, 오구 플레이의 심각성 알리는 계기

당장의 성적보다 골프의 가치가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윤이나. ⓒ 뉴시스

여자 골프계에 모처럼 등장한 대형 신인 윤이나(19)가 사실상 커리어 중단 위기에 놓였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20일 윤이나에 대한 상벌분과위원회를 열고 징계안에 대해 심의한 결과 3년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앞서 윤이나는 지난 6월 참가한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범했다. 당시 윤이나는 오구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으나 그대로 플레이를 진행했고 한 달이 훌쩍 지난 뒤 자진 신고, 이후 사과문을 발표한 뒤 활동 중단에 들어갔다.


대회를 주관했던 대한골프협회(KGA)는 한 달 후 3년 출전 정지를 내렸고, 그로부터 다시 한 달 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역시 같은 수위의 징계안을 결정했다. 그만큼 오구 플레이는 신사의 스포츠 골프에서 매우 심각한 기만 행위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조금 더 이야기를 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선수는 샷을 할 때마다 공을 확인하기 때문에 자신의 공인지 아닌지를 판별할 수 있다. 그리고 러프에서 오구 플레이를 범했던 윤이나 역시 공이 그린 위에 올라온 뒤 이를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여기서 자진 신고를 했다면 2벌타를 받은 뒤 아무 문제없이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구 플레이는 은폐가 되었고 한 달이 지나서야 자진신고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안타까운 점은 당사자인 윤이나는 물론 주변인들 모두 오구 플레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윤이나. ⓒ KLPGA

흔히 골프를 패밀리 비즈니스라 부른다. 부모들은 자식을 선수로 키우기 위해 천문적인 돈을 쏟아 부어야 하고 대회 때마다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하곤 한다(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것이 과도한 승부욕이다. 어떻게든 입상을 해야 하고 뚜렷한 성적을 내야하기 때문에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한 것은 아닌지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선수들이 되짚어봐야 할 문제다.


윤이나의 중징계는 한국 골프계에 커다란 경종을 울릴 사건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 프로 골퍼를 꿈꾸는 어린 선수들도 당장의 성적보다는 골프의 가치와 정신, 즉 페어플레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만 한다.


남자 선수 못지않은 장타력과 빼어난 미모까지 갖춘 윤이나는 향후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어갈 대형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특급 유망주의 이탈이 당장은 아쉽지만 먼 미래를 생각했을 때, 뼈를 깎는 이번 결정이 골프계 성장의 자양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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