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주연배우 정우성과 신현빈(왼쪽부터)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를 보면서 엉뚱한 상상을 할 때가 있다. 2020년 2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을 볼 때도 그랬다.
더 사랑하는 게 죄라서 연희(전도연 분)에게 당하고 또 당하는 태영(정우성 분), 아무리 열심히 살려고 해도 빚과 남편의 폭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란(신현빈 분). 두 사람을 보며, 저 둘이 먼저 만나 사랑하게 됐다면 끝없이 이어지는 끔찍한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 그 배경에는 배우 정우성과 신현빈이 커플이 되면 어떤 그림일지에 대한 궁금증이 자리했다.
두 배우의 멜로를 보게 됐다. 그것도 짐승들의 돈 비린내 나는 핏빛 치정극이 아니라 힐링과 감동, 따스함이 기대되는 정통 멜로다. 오는 연말 촬영을 시작할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가제, 연출 김윤진, 극본 김민정)를 통해서다. 제작에는 스튜디오엔뉴와 아티스트스튜디오가 나섰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지난 1995년 일본 TBS에서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가 원작이다. 후천적으로 청각장애를 지니게 된 청년 화가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기 공부 중인 배우지망생이 주인공이었다. 이후 영화 ‘러브 레터’(1999)의 주연이 된 토요가와 에츠시가 남자주인공을, 장국영과 영화 ‘성월동화’(1999)를 주연하고 자국에서 드라마 ‘뷰티풀 라이프’(2000)를 통해 인기배우가 된 토키와 타카코가 여자주인공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일본 TV드라마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멜로의 신선한 조합, 정우성과 신현빈 ⓒ아티스트컴퍼니, 유본컴퍼니 제공. 각각 왼쪽부터
27년의 짧지 않은 시간을 지나 정우성과 신현빈, 신현빈과 정우성을 통해 어떤 인물로 재탄생될지 기대된다. 정우성이라고 하면 도대체 몇 살까지 멜로가 가능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 세월을 비껴가는 촉촉한 감성과 눈빛의 소유자다. 신현빈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 조용하지만 따뜻한 멜로를 보여 주었고,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을 통해서는 인생을 거는 격정적 사랑을 표현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내년 공개 예정인 한국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정우성은 말 대신 그림으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청각장애인 차진우를, 신현빈은 목소리로 마음을 표현하는 정모은을 연기한다. 고요한 세상 속에서 타인의 시선에 소탈한 차진우, 자신의 꿈과 사랑을 동시에 추구하는 당당한 정모은의 휴먼 로맨스. 목소리가 중요한 여자, 그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남자의 운명적 만남과 사랑을 어떤 이야기로 펼쳐갈지 궁금하다.
작게는, 1995년에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남자에게 편지를 쓰고, 마음을 빨리 전하고 싶어 팩스를 사려고 돈을 모으는 여자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SNS 메신저로 실시간 대화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생긴 현재 시점에서는 어떻게 변용될지도 궁금하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 등을 통해 사랑의 깊숙한 감성을 끌어올린 김민정 작가, 드라마 ‘그 해 우리는’을 통해 멜로에 추억과 인간미를 담을 수 있음을 보여 준 김윤진 PD가 합류한 만큼 신선한 리메이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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