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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인 누가 골랐어?" … 대한항공, '와인 맛집'된 사연


입력 2022.10.13 16:42 수정 2022.10.13 16:42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1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서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

소믈리에 챔피언 마크 알머트와 협업… 50종 선정

13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에서 열린 대한항공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에서 제공된 시음 와인 3종. 왼쪽부터 앙리지로 아이 그랑크뤼 브뤼 mv17, 실루엣 샤르도네 2020, 헨쉬키 마운트 에델스톤 쉬라즈 2016.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샴페인 한 잔만 더 주세요."


대한항공이 와인 맛집으로 거듭났다. 13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대한항공 신규 기내 와인 발표회 여기저기에서는 와인 리필을 요청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대한항공은 회사 임직원 및 관계자,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선정된 50종 와인 중 샴페인, 화이트와인, 레드와인 각 1종을 시음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발표회장에는 제공된 와인보다 더 마시려는 관계자로 가득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퍼스트클래스 19종 ▲프레스티지클래스 21종 ▲이코노미클래스 10종 등 새롭게 선정된 기내 와인 50종을 발표했다. 기내 와인 전면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신규 와인 라인업을 추가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대한항공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특히 이번 신규 와인 50종은 월드 베스트 소믈리에 챔피언 마크 알머트와의 협업을 통해 선정됐다. 알머트는 독일 쾰른 출신의 젊은 소믈리에로, 와인에 관해서는 명실공한 세계 최고의 실력자다. 2019년 당시 27세의 나이로 국제 소믈리에 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베스트 소믈리에 대회에서 최연소 챔피언으로 등극했으며 현재 스위스 취리히 소재 특급 호텔 '보르 오 락' 수석 소믈리에를 맡고 있다.


실제 대한항공은 이번 신규 와인 선정을 위해 마크 알머트에게 먼저 협업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알머트는 2021년 처음 협업을 제안 받아 흔쾌히 수락했고, 이때부터 세계 항공사들이 서비스하는 와인 리스트를 포함한 유명 와인 900종을 선정해 이 가운데 150종을 추렸다. 그리고 지난 11일과 12일 이상준 칼호텔네트워크 소믈리에와 함께 테스트 장소에서 모든 후보 와인을 맛본 후 점수를 매겨 최종 50개 와인을 선정했다.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마크 알머트는 "이번 신규 기내 서비스 와인 선정 과정에서 특히 지상과는 다른 비행기 내 환경 및 기내식과의 어울림을 고려했다. 지상에 비해 기압이 낮고 건조한 비행기 내 환경에서는 후각이 둔해지고 적은 양의 와인에도 쉽게 취할 수 있다"며 "기내에서도 와인의 풍미를 잘 느낄 수 있도록 과실향과 아로마가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와인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마크 알머트 소믈리에가 대한항공 신규 기내 와인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대한항공
하늘에서 맛보는 세계 최고 소믈리에 선정 와인

이번 신규와인은 퍼스트부터 프레스티지, 이코노미 클래스에 이르기까지 전 클래스에 맞춰 새롭게 투입된다.


우선 퍼스트클래스에 서비스될 신규 와인으로는 호주 와인 명가 헨쉬키의 마운트 에델스톤 쉬라즈(Henschke Mount Edelstone Shiraz)다. 100% 쉬라즈 품종을 사용한 레드 와인으로 향신료를 떠오르게 하는 진한 후추향, 로즈마리향과 함께 농축된 블랙커런트, 베리류의 달콤함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퍼스트클래스 샴페인도 앙리 지로 아이 그랑크뤼 브뤼 MV17 (Henri Giraud Ay Grand Cru Brut MV17)로 새롭게 변경된다. MV는 멀티 빈티지의 줄임말로, 여러 해에 걸쳐 수확한 포도가 사용된다. 실크의 결과 같이 부드럽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품이 특징이다.


프레스티지클래스에도 특별한 와인들이 서비스된다. 프랑스 라 페리에르 메갈리트 상세르(La Perriere Megalithe Sancerre)는 대한항공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르와르 지방 화이트 와인이다. 소비뇽 블랑 포도를 사용한 와인으로, 손으로 상처 없이 수확한 포도만을 착즙하고 그 중 50%만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숙성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이코노미클래스에도 새로운 감각의 와인을 선보인다. 독일 모젤 지방에서 생산된 닉 바이스 어반 리슬링(Nik Weis Urban Riesling)이 대표적인데, 대한항공 이코노미클래스에서 독일산 모젤 리슬링 화이트 와인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내식부터 와인까지 싹 바꾼 대한항공, 새 날개 단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신규와인을 선정한 것은 국내 대표 국적기로써 위상을 높이겠다는 목표와 도전 의식이 반영됐다. 코로나19로 겪은 항공업계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항공으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기내 물품과 식사 등을 제대로 제공받지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그동안 세계 공급망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올해 7월부터는 모든 서비스를 전 세계적으로 정상화했고, 이전보다 나은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항공이 새로운 도약을 내걸면서 가장 먼저 손 본 것 역시 기내식이다. 앞서 올해 3월 대한항공은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을 고려해 고등어조림과 제육쌈밥을 신규 기내식으로 추가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어 7월에는 묵밥, 메밀 비빔국수 등도 신규 메뉴로 선보였다.


대한항공은 기내식, 신규 와인에 이어 기내 와인에 대한 전면 개편도 계획하고 있다. 우선 현지 와이너리와의 공급 계약 등 필요한 후속 절차를 마치고 내년 3월 이후부터 대한항공 국제선 비행기에서 순차적으로 신규 와인들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장성현 부사장은 “와인 서비스는 항공사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서비스이자, 서비스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 라며 “기내 와인이 가지는 의미를 잘 알기 때문에 새롭게 서비스될 와인을 선정하는 과정 하나하나에 정성과 깊은 고민을 담았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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