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리서치아메리카 깜짝 방문…삼성 경영진과 비공개 면담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고위 경영진과 만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를 찾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과 노태문 MX 사업부 사장을 만났다.
한 부회장과 노 사장은 지난 12일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연례 개발자 회의(SDC)에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저커버그가 삼성전자와 VR(가상현실) 기기 개발·제작 등에 관한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의 메타는 앞서 삼성 SDC 하루 전날인 지난 11일 '메타 커넥트 2022'를 열고 차세대 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를 공개한 바 있다.
저커버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 역할은 개방형 생태계가 승리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개방성에 초점을 뒀다. 메타 퀘스트 프로는 기존 VR 헤드셋에 현실세계와 VR을 결합한 혼합현실(MX)까지 구현할 수 있는 기기다.
삼성전자도 올해 SDC에서 개방성을 강조해, 메타가 삼성과 협력을 통해 VR 기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VR 관련 양사의 협력 가능성은 이전에도 제시됐었다. 2016년 스페인에서 열린 MWC에서 저커버그는 갤럭시 S7 공개 행사에 참석해 삼성과의 VR 사업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꾼 저커버그는 연 1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지만, 신제품 VR 기기 가격이 1499 달러(215만3000원)로 비싼 데다 완전히 충전한 이후에도 사용 시간이 1시간 남짓해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