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가 과거 스토킹 피해를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아동 성폭행범 김근식과 같은 소아성애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20일 오 박사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근 증가한 여성 및 아동 성범죄에 대해 분석하다 이같이 말했다.
오 박사는 "제가 정신과 레지던트를 하던 당시 정말 괴로웠다"면서 "다른 사람의 청첩장에다가 신랑 이름에 자기 이름, 신부 이름에 내 이름을 파서 매일같이 의국에 보내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매일같이 의국(대학병원 수련의 대기실)에 와서 제 책이나 물건을 훔쳐 가기도 하고 복도에 서 있다가 갑자기 나타나기도 했다"며 "우산으로 찌르려 하고 팔 같은 곳에 담뱃불로 지진 걸 보여주면서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오 박사는 당시 스토킹 피해 사실을 경찰에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별다른 조처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스토킹 범죄에서 중요한 것은 법 집행을 하는 경찰이나 검찰, 판사 등 공무원이 인식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토커들은 상대방과 관련된 대상에 대해 허황된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며 "그리고 이걸 사실로 여긴다. 그래서 상대방이 침묵하거나 좋게 거절 의사를 표하면 긍정적인 메시지로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고 부연했다.
또 오 박사는 최근 출소를 하루 앞두고 재구속 된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과 같은 소아성애자의 '화학적 거세'에 대해 동의한다는 뜻도 밝혔다.
오 박사는 "단순히 소아성애자를 감옥이나 다른 기관에 가두는 것은 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욕망이나 상상을 바꾸지 못한다"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감시를 수반한, 약물치료를 포함한 장기적 치료를 통해 아주 일부분이 조금 좋아지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했을 때 훨씬 효과적이다. 약물치료 없이 이분들한테 교화를 통해 바꾸거나 이분들이 좋아지거나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근식은 지난 2006년 5월부터 9월까지 인천시 서구와 계양구, 경기도 고양·시흥·파주시 등에서 미성년자 11명을 잇달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검찰은 지난 16일 출소를 하루 앞둔 김근식을 2006년 당시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 추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