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화 바람 불어닥치며 ICT 산업 강세
금융·부동산, 정통 등 비대면 서비스업 수혜
전통적 효자 수출 산업 자동차·기계 주춤
코로나 팩데믹 이후 우리 산업 구조 내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이 핵심적인 특징이다. 대면과 비대면 산업 간 극명한 차이가 나타나고, 디지털화 가속화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승가도를 달리던 반도체 산업은 하반기 들어 주춤한 흐름이다. 전통적인 효자 수출 산업이던 자동차와 기계는 코로나에 러-우 사태까지 겹치며 코로나 이전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서비스업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이 소비 패턴을 변화시키고 4차 산업혁명 속도 끌어올리면서 비대면 분야 활력이 두드러졌다.
2019년 1~3분기 대비 지난해 같은 기간 서비스업 부가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도소매업(12.6%→12.0%), 숙박·음식업(4.1%→3.2%), 문화·기타 산업(4.3%→3.4%) 등 대면 서비스업은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부동산(22.6%→23.3%), 정보통신업(7.4%→8.1%) 등 비대면 서비스업은 코로나 위기 속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경제연구원 한 연구원은 "코로나 위기를 전후로 서비스업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는 변화가 없으나 서비스업 내 대면과 비대면 차이로 세부 업종에 있어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산업에 디지털화 가속화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ICT 산업 강세가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ICT 산업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 1~3분기 10.9%에서 2021년 1~3분기에는 11.3%로 크게 높아졌다.
ICT는 ICT 제조업과 ICT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데, ICT 서비스업(정보통신업) 부가가치 상승 흐름이 뚜렷했다. ICT 서비스업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2%에서 4.6%로 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ICT 제조업(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로 코로나 위기 이전인 2019년 1~3분기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상승가도를 달리던 반도체 산업이 하반기에 주춤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반도체 산업 수출은 역대 최대인 128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한 상황이었다. 반도체 산업은 올해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치가 소폭 내려갈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원격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수요가 커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 및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환자 중 76.8%가 디지털 헬스케어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질병은 '만성질환'이 65.2%로 가장 높았다. 활용 의향은 '3D 프린팅, 디지털치료기기, 복약정보 제공 등 수술 및 처치' 분야에 대해 94.9%로 앞도적이다.
전통적인 효자 수출 산업이던 자동차와 기계는 코로나 이전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완화로 반등을 기대했던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는 부품 공급 문제와 러시아 현지 사업 축소 등 요인으로 지난해 대비 8.5%가 감소했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급난이 서서히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동차 지능화가 진행되면서 차량당 소요 반도체가 7배가량 증가하고 반도체 공정 특성상 공장착공부터 완제품 출시까지 최소 2년 이상 소요되는 점 등으로 수급난 해소는 2024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산업 전문가는 "ICT 산업의 양적 성장이 경제·산업 구조의 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 확산 가속을 통한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며 "특히 코로나 위기에도 기업 투자 확대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규제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