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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혼자 북한으로 갈 분 아냐"…'北피살 공무원' 10살 딸의 편지


입력 2022.10.22 13:42 수정 2022.10.22 14:17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아빠 나쁜 사람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벌 달라"…자필 청원서 법원 제출

"잠잘 때 팔베개 해주고 잠들기 전 자장가도 불러줘…아빠 훌륭하신 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피해자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북한군에 의해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사망 당시 47세)의 10살 딸이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벌을 달라"는 내용의 자필 청원서를 21일 법원에 제출했다.


이씨 친형 이래진씨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하며 이씨의 딸 이모양이 전날(20일) 서울중앙지법 김상우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이양은 편지에서 "아빠는 저를 엄청나게 사랑하셔서 가족을 버리고 혼자 북한으로 가실 분이 절대 아니다"라며 "저에게서 아빠를 빼앗아가고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많은 사람들에게 벌을 달라. 그래야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피해자인 고 이대준씨의 초등학생 딸이 법원에 제출한 편지.ⓒ페이스북

이양은 "아빠는 출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항상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가고 저와 공원에서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라며 "잠잘 때는 팔베개도 해주고 잠들기 전까지 자장가도 불러줬는데 이제는 이런 아빠를 만날 수 없어서 슬프다"고 말했다. 이양은 아버지 이씨의 사망 소식을 뒤늦은 지난 7월에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양은 이어 "뉴스에서 아빠가 북한으로 혼자 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지만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는 아빠이기 때문에 아니라고 믿었다"며 "우리 아빠는 나라를 위해 일하시고 사고로 돌아가신 훌륭하신 분이다. 저는 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감청 정보 등 기밀을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하고, 합동참모본부 보고서에 허위 내용을 쓰게 한 혐의 등을 받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은 22일 검찰에 구속됐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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