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속, 여제 이상화 은퇴 이후 후계자 김민선 급속도 성장
월드컵 1·2차 대회 500m 금메달, 1000m까지 올림픽 2관왕 기대
김민선(의정부시청)이 한국 여자 빙상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민선은 20일(한국시각)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에서 37초21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차 대회에서 여자 500m 우승, 여자 1000m 은메달을 차지했던 그는 2차 대회에서도 세계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4년 뒤에 열리는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가장 마지막 조인 10조 인코스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인 네덜란드 유타 레이르담과 경쟁한 김민선은 출발이 다소 늦었지만 무섭게 스피드를 끌어올려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100m를 전체 2위로 끊은 그는 완벽한 코너링 이후 마지막 직선 주로서 레이르담과 격차를 더 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아울러 2차 월드컵 우승으로 포인트 120점을 기록한 김민선은 올 시즌 여자 500m 세계랭킹 1위 자리도 굳건하게 지켰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끝으로 ‘빙속 여제’ 이상화가 은퇴한 한국은 김민선이라는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춘 신흥 강자가 등장하며 다시 기대감을 품게 됐다.
지난 2017년 12월, 이상화가 보유했던 주니어 세계기록을 깨며 촉망받았던 김민선은 이후 국제대회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8 평창올림픽에서는 허리 부상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상화 은퇴 이후 후계자로 지목 받은 김민선은 올해 초 출전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500m에서 7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밝혔다.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소중한 경험을 쌓은 올림픽 이후 기량이 급성장했다.
지난 12일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서 펼쳐진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리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민선은 다음날 열린 1000m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이 월드컵 1000m 은메달을 따낸 것은 김민선이 처음이었다. 이상화도 여자 1000m에서는 월드컵에서 동메달 2개를 따는 데 그쳤다.
특히 김민선은 500m 뿐 아니라 1000m에서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과시하며 내심 올림픽에서 2관왕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 여자 단거리의 에이스로 떠오른 김민선의 상승세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