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화물연대, 24일 총파업 예고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적용 확대 요구
당정,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수용 결론
적용 확대 '불가'…파업 시 엄정 대응
정부와 국민의힘이 22일 긴급 당정협의를 열고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파업 관련 대응에 나섰다.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해 파업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사업장 봉쇄나 차로 점거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격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화물연대 측에서 주장하는 안전운임제에 대해서는 3년 연장 방안을 놓고 국회에서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당정협의를 주재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과 정부는 정당한 요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보고 그에 대해 협의를 하겠다. 그러나 국민을 상대로 국가 경제를 볼모 삼아 대한민국을 멈추게 하는 어떠한 파업에도 정부는 용인할 수 없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화물연대 측은 △안전운임제 일몰제 완전 폐지 △안전운임제 차종·품목 확대 △화주 책임 부과 등을 요구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오는 2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들은 "일시에 모든 산업이 멈추게 될 것"이라며 으름장도 놨다. 실제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산업계 손실액이 약 2조 원에 달할 정도로 타격이 적지 않았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서 우려를 표시하고 "현장의 요구 사항에 대해 마지막까지 귀를 기울이고 대화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아울러 "국민과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대체 수단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 종사자에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20년 도입됐다. 3년 일몰제로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올해로 폐지된다. 화물연대 측은 일몰 규정을 삭제해 안전운임제를 온전히 시행하는 동시에, 현행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한정돼 있는 품목을 자동차·위험물·곡물·철강재 등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정은 안전운임제 일몰 규정을 2025년까지 3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안전운임제 관련 개정안들을 바탕으로 예산안 심사를 마치는 대로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역시 3년 연장안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반면 차종과 품목 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정부와 여당 모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 분명하다.
당정협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성 정책위의장은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에 한해 일몰 기간을 연장하되 품목·차종 확대는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제도 도입의 취지였던 교통안전 효과가 불분명해 일몰 연장을 통한 추가 검증의 필요성이 있고, 최근 고유가와 경제 상황 및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고려해 3년 일몰 연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철강재·자동차 등 5가지 품목은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양호하고, 적용 시 국민의 물류비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확대하지 않기로 했다"며 "OECD 국가 중 정부가 운임을 정하고 처벌까지 하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이만큼 화물 차주에 대해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물 연대 측을 향해서는 "자신들의 세력 확장을 위해 국가 산업과 국민경제를 볼모로 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간다면 국민 심판이 있을 것"이라며 "만약 예고대로 운송을 거부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은 "운송거부에 대비해 경찰·해양수산부·산업부·국방부 등 관계 부처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하는 등 국가 경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며 "일선 화물차 운전자들은 화물 연대의 집단행동에 동조하지 말고 생업에 지속 종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