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이어 가나전에서도 날카로운 움직임 인상적
월드컵에서도 검증된 이강인 포르투갈전 조기 투입 주장 힘↑
“아직 남았습니다.”
가나전 패배 후 이강인(21)이 취재진 앞에서 한 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0-2 끌려가던 후반 초반 조규성 멀티 헤더골로 2-2 동점을 이뤘지만, 후반 23분 쿠두스에 결승골을 내주고 2-3 분패했다.
강호 우루과이와 대결에서의 선전을 떠올리면 너무나도 안타까운 결과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했던 상대인 가나에 3골이나 내주고 패한 한국은 경기를 마친 뒤에도 가슴을 쳤다. 후반 추가시간 막판에는 마지막 공격기회였던 코너킥마저 테일러 주심의 종료 휘슬로 날아가 아픔은 더했다.
‘캡틴’ 손흥민은 끝내 눈물을 쏟았다.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맹활약한 이강인의 표정도 밝을 수 없었다. 경기 후 이강인은 취재진 앞에서 "내가 교체로 들어간 뒤 반전이 있었지만 결과가 매우 아쉽다. 아직 한 경기 남아있다. 한 팀이 되어 승리를 준비해왔는데 이번에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인 투입 후 한국은 활기를 되찾았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교체 출전(후반 29분)해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신뢰를 쌓은 이강인은 가나전에서는 0-2 끌려가던 후반 교체 투입됐다. 이강인이 들어오자마자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띠었다.
이강인은 교체 1분 만에 왼 측면에서 정교한 크로스로 조규성의 헤더골을 어시스트했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이강인은 중앙과 측면을 오가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강인 활약으로 달아오른 한국의 공격은 불과 3분 뒤 김진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환상적인 헤더골로 극적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강인은 이후에도 묵직한 중거리슈팅으로 가나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고, 손흥민과 코너킥 키커로 뛰면서 관중들의 응원까지 유도하는 파이팅을 보여줬다. 비록 팀은 결승골을 내주고 졌지만 '골든보이' 이강인의 빛은 번쩍번쩍했다.
가나전 패배 뒤 “이강인을 좀 더 일찍 썼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후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도 ‘이강인이 풀타임 뛰었다면 경기 결과를 바꿨을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면서 “이강인이 박스 안으로 보낸 모든 공은 가나 수비진을 위협했다. 이강인 움직임은 손흥민에게 더 많은 공간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꼭 이겨야 하는 포르투갈전에서 이강인은 또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에게 90분이 주어지느냐다”라고 썼다.
이강인은 '프로투갈전 선발 출전에 대한 기대가 있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 부분은 감독님이 결정한다. 그 결정을 100% 신뢰하고, 기회가 되면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2경기에서 검증이 끝난 이강인을 포르투갈전에서는 조기 투입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우루과이전과 가나전에서 보여준 이강인의 기술과 파이팅이라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피파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일으켰던 ‘카잔의 기적’과 같은 반전도 꿈꿔볼 수 있다. 레드 카드를 받아 벤치를 지킬 수 없는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전을 준비하면서 이강인을 반전 카드로 꺼내들지 주목된다.